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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높일 전략은?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
      2019 년 11 월 14일 (Thu) 02시 11분 한국경제언론인포럼    

우리경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와 관련, SJL파트너스 임석정 회장은 지난 10월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금융업부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우리 여건상 금융업 중에서도 자산운영 부분이 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분야는 제한된 자원으로도 글로벌 대상의 영업이 가능하다”“특히 Private Equity 분야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및 해당사업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회장의 발언을 요약한다.   

  국내 유수언론의 여러 선배님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점에 먼저 감사드린다. 제한된 시간이지만 그간 선진 투자은행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전략이란 주제로 나름의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경제현장의 흐름에 정통하신 여러분들의 의견도 말씀해주시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우선 우리경제의 현실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좋은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수년전부터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에는 더 이상 투자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2014년경부터 한국경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져왔지만 최근 이러한 시각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국내외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한국에 대한 행태를 보면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20년간 근무했던 JP모건에서 퇴직했다. 95년 입사 당시 한국 직원은 3명에 불과했었지만 퇴직당시는 직원이 320명에 달했다. 그동안 우리경제가 성장하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몰려왔고 규모도 크게 성장한 때문이다. JP모건의 직원은 현재 2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수년간 새로이 들어오는 금융기관이 없으며 규모도 점차 줄고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고 있다. 2015년 전만해도 한국은 JP모건 회장에게 보고하는 아시아 주요 5개국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보고 대상이 일본 중국 뉴질랜드 인디아 동아시아 외로 분류되면서 한국은 동아시아 외 그룹에 포함됐다. 한국은 파키스탄과 함께 동아시아 외 그룹에 포함되어 중간보스에게만 보고되는 수준으로 중요도가 낮아졌다. 2017년 CVC가 진행했던 전세계 기관투자가 회의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투자희망국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을 선택한 참석자는 250명중 3%, 7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양호한 경제상황을 집중 설명한 결과 최종일 조사에서는 중간단계로 올라갔지만 한국에 대한 국제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구체적 사례다.

임석정 약력

뉴욕대 경영대학원 MBA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MBA
고려대 경제학과

SJL파트너스 회장(현)
SJL파트너스 대표이사
CVC캐피탈파트너스 선임고문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회장
한국JP모간 총괄대표
뉴욕 살로먼브러더스 부사장

서비스업 확대하고 제조업 부가가치 높여야
  그동안 국제투자자들과 여러 일을 진행해왔지만 지난 5년만큼 한국경제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가졌던 적이 없다. 진행중인 여러 경제정책들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좀 큰 차원에서 바라보자. 세계지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아시아 대륙의 한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지도로만 살펴본다면 한반도가 중국이 아닌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는 한민족이 광장한 민족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경제는 국토면적의 제한, 부존자원 부족, 과중한 국방비 부담, 협소한 내수시장 등 여러 악조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유일한 자산이라 할 근면하고 교육수준 높은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수출주도형 제조업위주의 산업구조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해왔다. 그리고 세계가 놀라는 굉장한 결과를 만들어 왔으며, 선진국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노동생산성 향상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를 극복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의 제조업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달한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의 제조업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 등 선진국들의 제조업 점유비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2004년과 2017년을 비교한 미국(22%-18%), 일본(14%-8%), 프랑스(45-2%) 등의 수치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반면 한국은 2004년 이후 여전히 3%대의 점유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마찬가지다. 1997년과 2017년 수출 내 제조업 비중은 미국(82%-77%), 영국(81%-62%), 싱가포르(84%-77%) 등에 비해 한국은 91%에서 89%로 여전히 높다. 이는 한국이 최근의 부진을 벗어나가 위해서는 수출주도형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서비스업체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것도 지적되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살며보면 미국의 경우 2009년 엑손모빌 등 4개 제조업 회사가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9년에는 모두 사라지고 시가총액 상위 10개는 서비스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09년 서비스 업체로 시가총액 상위 10개에 kb금융과 신한지주 2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으며 2019년에도 여전히 NAVER와 신한지주 2개만 남았다. 이는 한국의 서비스업체 성장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미진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문제다. 최근 일본의 무역제재의 영향으로 소재/부품/장비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출은 완성품 위주로 이행되고 부품/장비/소재에 대한 경쟁력은 여전히 낮다.

 

한국 금융업, 은행보다는 자산운용 부분이 적합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향해야할 산업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금융업부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주지하고 계신바와 같이 한국금융업의 현주소는 상당히 열악하다. 글로벌 금융업업계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의 금융기관은 사업규모나 수익률 면에서 세계 주요금융기관에 비해  시가총액 및 자본수익률 면에서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이는 세계 주요 반도체 업계 매출규모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는 상반된다. 세계 주요국의 금융업은 내수시장에 기초하여 은행이 주도하는 사업모델과 글로벌 자본시장 중심의 사업모델로 대별할 수 있다. 전자는 독일과 일본 등으로 이들 국가들은 대형 은행이 내수시장에 기초하여 전통적 은행업무를 중심으로 금융업을 발전시켜왔다. 이에 비해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통적인 은행업무 외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사들이 주요 역할을 하면서 금융업을 발전시켜왔다. 이들 나라들은 각종 규제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영위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있어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왔다. 
  한국의 금융업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전자보다는 후자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며 자본시장 중심 사업모델을 구축함에 있어 Private Equity 및 Passive Asset Management가 핵심 사업영역으로 적합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금융업은 내수시장 규모가 제한적이고 글로벌 금융에 있어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금융업 전반에 걸친 접근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가 선택할 방향은 제한된 자원의 투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운용 부분이 적합하다. 이 분야는 제한된 자원으로도 글로벌 대상의 영업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 Private Equity 분야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및 해당사업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Passive Asset Management 는 Active 운용에 비해 안정적 장기투자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Tech 기반으로 인력 의존도를 최소화하여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규제완화 및 장기정책으로 금융업의 성장을 지원해야한다. 그동안 우리정부는 여러 금융업에 대한 규제완화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사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가 많으며, 규제방식 자체가 문제다. 미국 등은 금지업무 외 모든 것을 허용하는 negative 규제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여전히 허용된 업무 외 모든 것을 금지하는 positive 규제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정부차원의 장기정책도 필요하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정부의 장기적인 금융업 육성정책 아래 런던과 뉴욕에 비등한 금융허브 구축을 달성했다. 하지만 우리는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육성 계획이나 정책은 여전히 찾기 어렵다.
  제조업 부분에 대해서도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한국 제조업은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출경제를 고부가가치화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육성, 신규산업(바이오, AI 등), 브랜드/채널확보 등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다 효율적인 접근을 위해 이미 이러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M&A가 전략적인 방향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Cross-border M&A를 통한 국내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는 일부 진행 중에 있지만 진척은 더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말씀드린 Private Equity는 국내기업의 Cross-border M&A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SJL파트너스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과정에서 발생하는 난제들을 해결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금융업의 발전과 Cross-border M&A를 통한 제조업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