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언론인포럼

“국가브랜드, 기업브랜드와 시너지 내야” 우리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자사의 제품을 광고할 때 ‘메이드 인 코리아’를 들어내 놓고 강조하지 않는다. 기업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지만 국가브랜드 위상은 이같은 평가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과 관련,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국시장경제포럼에 참석 “국가브랜드 가치가 한 단계만 상승해도 우리나라 상품의 부가가치가 10% 더 창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이미 프리미엄급인 만큼 우리의 실체와 외부 인식 차이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윤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요약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지난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스탠더드가 우리사회 각 부분에 정착되면서 경제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가브랜드 위원회는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초 출범했으며,
이후 우리나라의 위상과 품격을 높여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과 기업 모두와 힘을 합쳐 노력해 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KB 금융 회장으로 낙점을 받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며, 시간과 기회가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국가브랜드 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지난 1년여의 시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쉽지 않은 순간의 연속이었으며, 출범과 함께 위원장으로 임명된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이젠 브랜드위원회가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추었고, 국민들 10명 가운데 9명은 국가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지난 1년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특히 브랜드위원회에서 할 일이 많다. 국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는 G20 정상회담 유치가 가능했던 것은 한국의 경제력이 커졌다는 평가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우리가 발휘할 중도 조정 역량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위원회는 이같은 절호의 기회를 맞아 시민의식, 정치의식 등 소프트 부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이번 기회가 국민들의 의식이 선진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내실을 채우는 노력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 아셈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물적 측면에서는 G20를 개최할 능력은 이미 갖추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든 사람이 공감할 어젠다를 설정해 내고, 짧은 기간에 국민들이 선진국 의식을 갖추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의 경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국민들의 에티켓을 고치는 운동을 통해 국가이미지를 크게 개선했다. 이런 중국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공중에티켓 등과 관련해 우리는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어 타문화 수용도가 낮은 편인만큼 외국 사람들과 문화차이를 인지하면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국가브랜드 위원회는 G20 준비위원회와 함께 학생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시민운동을 통해 국가이미지 개선을 위한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어윤대 박사 약력
-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 예술의 전당 이사
- FTA국내대책위원회 민간위원장
-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 국제금융센터 초대소장
-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 고려대학교 총장 )

"G 20, 국가 이미지 높일 절호의 기회"
브랜드 위원회가 시민운동 등 국민들의 참여에 특히 관심이 높은 이유는 국가브랜드의 제고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정부보다는 민간의 몫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민에 대한 이미지로 결정된다.
다시 말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브랜드 대사(大使)’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영국 사람이라고 하면 은연중에 신사라는 이미지를 떠 올리듯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친절함을 느꼈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국민, 특히 민간분야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가가 할 것은 외국 관광객 유치와 같이 뚜렷한 목적을 가진 일을 하기 위해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정부 차원의 브랜드위원회는 그런 의미에서 다분히 한국적인 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G 20 정상회담은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이는 글로벌 이벤트인데다 경제 규모면에서 한국이 인정받은 결과이기 때문에 월드컵 못지않게 한국을 알리는 절대적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면 많은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여전히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소 시간이 지난 조사결과이기는 하지만 현대자동차를 일본 회사로 알고 있는 미국 대학생이 전체의 50%나 되는 반면 한국 회사로 알고 있는 대학생은 18%밖에 안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기업의 이미지가 오히려 국가의 이미지보다 높아 우리 대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을 광고할 때 ‘메이드 인 코리아’ 이미지를 들어내 놓고 강조하지 않는다.
최근 현대 자동차가 일부 해외광고에서 조심스럽게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광고에 노출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 보다는 자사의 브랜드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가 이것이 반전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지만 국가브랜드 위상은 이같은 평가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고 있다.

물론 한국은 경제 분야가 다른 부문에 비해 앞서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브랜드가 경제 분야에 비해 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브랜드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경제에 못지않게 국민들의 사회의식, 정치역량 등이 함께 성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북한과의 대치라는 지정학적인 위치, 국제사회의 웃음꺼리가 되고 있는 북한의 부정적 이미지 등도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G20을 계기로 노사문제, 정치문제 등 국내 문제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이같은 변화가 국가브랜드의 위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국가브랜드 제고 위한 실체 개선에 총력"
이같은 판단에 따라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다양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국가를 알리는 이미지 홍보가 부족했던 만큼 전세계 사람에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국가 이미지를 알리는 방안을 체계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올해를 국가브랜드가치 제고 원년으로 삼고 국가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실체개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5대 분야 ‧ 48개 과제를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선별하고, 이들 과제 가운데 우선추진 10대과제를 선정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고로 브랜드위원회가 선전한 5대 역점분야는
△국제사회역할 제고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포용 ‧ 외국인 문화 이해
△문화 ‧ 관광 매력도 증진
△첨단기술 ‧ 제품 홍보 등이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면 위원회는 공적개발원조(ODA)확대, 해외봉사단 파견, 경제개발경험지식 공유(Knowledge Sharing Program)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민 의식 함양을 위한 공익 캠페인을 전개하고, CNN ‧ BBC와 같은 해외 유력매체를 통해 한국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한국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해 감성적인 접근을 통한 방안을 강조하고 있으나 위원회에서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저평가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는 실체개선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여 국가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에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사이트를 통해 우리나라와 관련된 긍정적이고 현대적인 정보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세계적인 사이트에서 유리나라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해 보면 왜곡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일례로 인터넷상에서 인기가 높은 사진 이미지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 등의 경우 그동안 대한민국을 클릭하면 북한 사진들이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외국 사람들의 경우 이를 북한사진으로 인식하기 어렵고, 북한의 현실이 그대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이트의 특성상 조회숫자가 많은 사진이 가장 중요한 정보로 취급되다보니 생겨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국가 브랜드 관리에 소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브랜드 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학생 등을 중심으로 캠페인에 돌입했으며, 주요 사이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새로운 사진과 수치들로 수정했다.
또 한국에 유학 온 외국 대학생들이 블로그 등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홍보를 돕는 운동도 펼쳤다. 이런 온라인 홍보의 경우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큰 만큼 앞으로도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의 실상과 여론을 세계인들에게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대대적이고 조직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외국어를 통해 한국을 알리는 언론과도 협력해서 보다 체계적인 국가 홍보가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자랑할 수 있도록...
정부 CI개선, 브랜드지수 개발, 브랜드슬로건 개발을 통한 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경제연구소가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는 50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지역별 브랜드 홍보전략 수립에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조사에서 우리나라 브랜드 실체는 19위, 이미지는 20위를 차지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안타깝게도 우리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자사의 제품을 광고할 때 ‘메이드 인 코리아’를 들어내 놓고 강조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지만 국가브랜드 위상은 이같은 평가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브랜드는 우리 기업과 이들이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품에 대한 평가와도 직결된다.

국가브랜드 가치가 한단계만 상승해도 해당 우리상품의 부가가치가 10% 더 창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미국 대학생 60%는 삼성을 일본브랜드로 알고 있고, LG는 유럽회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높은데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은 상당부분 디스카운트된 취급을 받는다.

따라서 대기업 입장에서 디마케팅이 되지 않도록 유의면서 기업브랜드와 국가브랜드의 시너지효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급이지만 국가브랜드는 그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우리 실체와 외부 인식 차이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기업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기업의 입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다. 물론 국격을 높이는 것은 한 두가지 사업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어려운 과정이다. 하지만 국민전체의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면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우리의 특성인 만큼 빨리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IMF 후진국 개발 원조자금과 유엔에 대한 기여 등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이 세계 15위이기 때문에 G20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세계 유엔 회원국 192개국중 G20에 들어가지 않은 나머지 172개국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어학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 일례로 한국 금융업체들이 중국이나 홍콩에 갔을 때 다른 나라 금융업체에 비해 영업력과 수익성 측면 모두에서 경쟁력이 없다. 바로 영어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