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에게 해외자원 확보는 국가경제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화급한 과제다. 반면 중국 등 거대 선진국들의 선제적 자원 확보전략에 더해 자원 민족주의까지 거세지면서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은 “광물 가격이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며 “중국ㆍ일본ㆍ인도 등의 공격적인 투자, 메이저 기업의 독과점 심화 및 자원보유국의 통제력이 강화 등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져 우리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사장의 발언을 요약한다.

잘 알고 계시듯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코레스/KORES)는 그리 큰 조직이 아니다.

400명 남짓한 조직원에 자본금은 6500억원 정도로, 선진 대국의 거대 해외자원개발 조직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이런 조직력의 열세와 과 부족한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코레스는 그동안 해외자원개발시장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전을 펼쳐왔고,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도 올렸다고 자부한다.

경제규모에 비해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해외자원 확보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해외자원개발은 미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 광물자원은 유한하며, 따라서 공급 위기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광물 등 원자재 가격은 최종제품 가격의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이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경제의 기본인 수출경쟁력과 직결된다.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자주개발은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와 더불어 생산원가 면에서도 유리하다.

해외로부터 단순 수입할 경우 생산자 마진과 유통 마진을 수입자인 우리가 부담해야 하지만 자주개발의 경우 이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40%의 자주개발력을 확보할 경우 120억불의 수입대체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자원 개발은 상대국 시장에 대한 동반진출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자원 개발의 경우 한발 앞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SOC 인프라 동반진출 등 해당국 신흥시장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전방위적인 참여가 훨씬 용이해진다.

이는 공기업과 민간가업이 동시에 자원개발과 함께 각종 건설투자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던 아프리카 마다카스카르 등의 경우에서 이미 그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해외자원개발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자주개발을 확보할 경우 가격결정권에 있어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광물에 대한 수입규모가 국제교역의 상당부분(광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10%)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유통이익, 가격결정 등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해외자원 확보는 국가경쟁력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화급한 과제다. 반면 중국 등 거대 선진국들의 선제적 자원 확보전략이 노골화 되고 있는 가운데 보유국들의 자원 민족주의까지 거세지면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참여 여건은 갈수록 녹녹치 않게 변하고 있다.

세계광물시장의 동향도 우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중국 일본 및 메이저 기업의 세 불리기 ‧ 시장지배력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자원개발 시장에도 신흥메이저가 새로운 강자로 속속 출현하는 등 재편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ㆍ일본ㆍ인도 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메이저 기업의 독과점 심화 및 자원보유국의 통제력이 강화되는 등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은 자원 절대빈국인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시장 여건도 지난 수년과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세계광물시장은 세계경제의 회복세 전환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증산을 위해서는 시설보강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수적인 만큼 공급이 수요증가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경제국의 지속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미주 ‧ 구주 지역의 수요도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가격 또한 전반적인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2003년 이후 상승하던 광물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일시적 급락 현상을 보였지만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유연탄, 철, 동 등은 현물시장의 등락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급등세로 돌아섰다.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한 우리의 현실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1977년 파라과이 산 안토니오 우라늄 광산을 시작으로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개발은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57개국 34개 광종에서 397개 사업에 진출해 284개 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ㆍ한국전력 등 민간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광산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우리나라의 자주개발률은 2008년 23.1%, 2009년 25.1%, 2010년 27% 등 개선되어 왔으며, 이어 2011년에는 약 2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으로 자주개발 공급력이 50%에 달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광물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일시적 급락 후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다시 상승하고 있다. 또한 중국ㆍ일본ㆍ인도 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메이저 기업의 독과점 심화 및 자원보유국의 통제력이 강화되는 등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져 우리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해외자원 확보는 다다익선일수 있겠지만 제한된 인력과 자금력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필수적이다. 코레스는 6대 전략광물과 2대 희소금속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광업법에서는 석탄 금속 비금속광물 등 59종을 채굴과 채취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중 코레스는 국가경제에 영향력이 큰 6대 전략광물을 최우선 확보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다 최근 중요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2대 희유금속(리튬과 희토류) 중점적인 해외자원개발 대상으로 더하고 있다.

전략광물인 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얀, 니켈 등 이들 6대 광물은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데다 수입규모 또한 1억불 이상으로 국가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유연탄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2위의 수입국에 해당할 정도로 대규모로 소비하고 있으며, 나머지 5개 광물들도 대부분이 세계 5~6위의 소비 ‧ 수입국에 해당한다.

6대 전략 광물에 이어 코레스가 관심을 쏟고 있는 리튬과 희토류의 경우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며 산업 고도화용 첨단소재원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자원무기화 혹은 독과점 등에 대비해 희유금속 확보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희토류 리튬 등의 희유금속은 특정한 지역이나 국가에 주로 존재해 공급이 극히 비탄력적이며, 가격상승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는 2중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레스는 1970년대 석유, 최근의 희토류에 이어 다음 자원전쟁 대상은 리튬이라는 판단에 따라 리튬 확보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리튬 수요는 약 6,000톤 수준이지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양산체제에 들어갈 경우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리튬의 경우 자원의 편중성도 문제가 된다. 리튬은 칠레ㆍ아르헨티나ㆍ볼리비아 등 중남미 3국이 세계 리튬 매장량의 73.5%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3국이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불릴 정도다. 이에 따라 코레스는 국내 민간기업과 함께 이들 지역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생산광구의 경우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 북부 아타카마사막에 위치한 NX우노 광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라면 향후 3~4년간 연간 2만톤, 그 후에는 연간 4만톤씩 국내로 반입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에 있는 살데비다 광구 탐사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LG상사ㆍGS칼텍스와 함께 살데비다 광구 지분 10%씩을 확보했고 2~3년 후에 생산이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두 지역의 리튬을 확보하면 우리가 10년간 활용할 수 있다.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 있지만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개발 참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자원 국유화 정책을 통해 자국 국영회사만 자원개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강력한 자원 민족주의를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볼리비아는 기술과 자본이 부족해 효율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 우리의 경우 한발 늦게 참여했지만 현재 매우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한국은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한 모랄레스 대통령과 리튬 개발 및 산업화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적재산권 등의 문제를 의식한 일본 등과 달리 우리가 강제증발 촉매법 등 다양한 기술력뿐 아니라 마그네슘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볼리비아를 설득한 것이다.

 일본ㆍ중국ㆍ프랑스ㆍ캐나다ㆍ브라질 등 10개국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우유니 소금호소 개발과 관련한 MOU까지 체결한 사실은 경쟁국에 충격을 던져줬다.

볼리비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우리의 열정ㆍ열의도 컸다. 사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다.

그러나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3번, 코레스 대표인 본인이 6번 볼리비아를 방문하자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국이 후발주자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밀치고 선두주자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공동 추진한 사항을 정부가 지원 사격해 성공한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참여한 특사외교는 상당히 능률적이 있었던 만큼 향후 해외자원개발 추진에 있어 참고할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작은 나라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세계자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수입에만 의존하던 그동안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 자원개발은 씨를 뿌리고 거두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장기적 사업인데다 거대한 자본력과 전문적인 기슬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취약한 자본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민간과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들어 포스코 등 자원확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코레스가 진행해온 개발사업들도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다. 최초로 지분 4%를 인수한 니제르 테기다 우라늄 프로젝트는 올해 말 생산에 들어가 향후 10년간 4,000톤을 공급하게 된다.

또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도 내년 초 생산을 시작해(연 6만톤) 이중 국내 수요의 25%인 3만톤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민간과 힘을 합쳐 프런티어 지역의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할 예정이다. 또한 운영권확보를 위해 해외 유망기업과 생산광산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기존사업의 안정관리를 통해 생산사업으로의 조기진입에도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