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금융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 여러 중진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아 가능하다면 현안들을 중심으로 간략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대내외 경제와 금융여건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세계경제는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유럽존의 경우 여전히 실물경제의 침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은 수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부분의 생산저조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미국은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정절벽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양적완화 축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노믹스의 효과가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거론하기에는 여전히 상황이 유동적이며, 국가부채 등 불안요인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신흥국들의 금융상황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이에 따른 여파로 신흥국의 고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소위 ‘suden stop'의 현실화가 우려되고 있으며, 실제 브라질(6월)에 이어 8월 들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의 금융시장 불안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선진국의 자본유출 규모가 커질 경우 이는 신흥국 실물경제의 악화 등으로 연결되어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어 경기둔화가 현실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는 이같은 흐름이 현실화 되고 있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금융시장이 악화되면서 신흥국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성장세 제약과 대외부체 상환 부담 등으로 신흥국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내수의존도가 높고 재정적자 비율이 높은 국가(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기 등)에 특히 위협적이다. 하지만 신흥국 중에서도 경제펀더멘탈이 영호한 국가에는 차별적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한국의 경우 재정상황도 양호한데다 경상수지 흑자도 이어지고 있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신용평가 기관 등으로부터도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 위험 가능국 26개국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고 있다.

위기국면 우리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낮아 
   경제의 기초체력,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해외자본의 유입규모, 최근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신흥국발 금융불안이 우리나라로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국내와 경제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중장기적인 대외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증권자금 및 환율동향 등을 실시간 점검해 나가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흥국 경기둔화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가능성 및 해외 신용공여 부실 등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제기초체력을 간략히 말씀드린다면 우리는 역대 최고의 대외건전성 및 위기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3297억불(7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며, 단기외체 비중도 1196억불(6월 기준)로 지난 2000년 이후최저수준이다(29.1%). 경상수지는 1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재정건전성 또한 국가채무비율이 30%대를 유지하고 있어 OECD 평균(103.5%) 와 비교해 미우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경제의 연착륙 여부도 관심이다. 중국의 경우 누적된 과잉투자 해소 등 구조조정에 따른 연이은 조치들로 성정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정부 부채규모 급증에 따른 재정리스크 증대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은행의 장부외 활동과 은행 이외부문에서 창출된 신용을 말하는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GDP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잠재적 위험성이 증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성공여부도 관심사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가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고도 있지만 이는 결국 금리상승에 따른 국가부채의 증가, 투자 위축 은행부실 심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많다. 현재 일본은 국채발행으로 세입(46.5%)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 자금을 다시 국채차환 및 이자지급(24%)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리상승은 재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에 따른 통화 증발은 결국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은 매우 극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대내적인 여건도 만만치 않다. 우선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 30여년간 경제성장이 단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이 예상되지만 여간 성장률은 3%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으로(1.23%)으로 OECD 평균(1.74%)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기간도 26년에 불과해 일본(35년), 독일(78년), 미국(90년)에 비해 매우 짧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빠르게 늘면서 노년부양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저성장 기조, 고령화 등 새로운 도전 과제로
   금융위는 이같은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먼저  금융과 관련한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창조금융, 따뜻한 금융, 튼튼한 금융이라는 3대 미션 아래 관련 국정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고 있다. 창조금융과 관련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 개선, 창조형 서비스 산업 금융지원 강화방안 마련, 전통산업 내 혁신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튼튼한 금융과 관련해서는 건전성 감독강화, 그림자금융, 쏠림 현상 등 점검, 외화유동성의 선제적 확보를 진행중이다. 따뜻한 금융과 관련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상품개선, 서민금융 질적 지원 강화 등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개선 중이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금융교육 및 상담기능 강화 등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한 법규 및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주요금융현안들에 대해서도 매듭을 지어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해결이 지연되어 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우리금융 민영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 재정립 등 4대 금융현안에 대해 각각 TF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담은 결과물들을 차례차례 발표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4대 금융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해결 노력과 함께 국민행복 기금, 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 등에도 더욱 관심을 쏟을 생각이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 신시장 개척,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금융수요 창출, 신상품, 신수요 창출기반 마련 등 새로운 금융비전의 수립에도 더욱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금융산업  스스로 새로운 비전 찾아 나서야
   마지막으로 새로운 금융비전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금융산업은 현재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국내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와 대비해 규모, 성장기여도, 부가가치 창출, 글로벌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비해 열위에 있다. 해외진출 등에 있어도 성과가 매우 낮아 새로운 성정 동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금융 정책과 금융비전에 있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들이 도입되어야 한다. 금융위는 창조금융이라는 큰 그림아래 이제는 가보지 않았던 곳, 굳이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에 시선을 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바로 금융 스스로의 창조적인 역량을 찾아나서는 새로운 금융비전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한 동인으로 신흥시장 진출, 고령화 시대 금융수요 충족, 고부가가치 금융서비스 활성화를 전략과제로 삼고자 한다. 먼저 신흥국 시장 진출과 관련, 우선 아시아를 핵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금융산업의 수익전망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와 공유하는 역사적, 문화적 유대감이 강하다. 따라서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 기회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의 개발경험 및 경제성장은 그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는 금융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금융산업의 새로운 핵심 동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수요와도 부합되는 일로 우리 금융산업은 은퇴 및 노후살계를 위한 새로운 금융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0세 이상의 자산 비율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5.6%로 턱없이 높으며, 베이비 붐세대(712만명, 총인구의 14.7%)의 은퇴로 새로운 금융니즈가 대두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에 치중된 실물자산을 활용해 편안하고 안락한 노후를 맞을 수 있도록 금융이 기능해 주어야 하며, 이는 금융산업에 새로운 사업영역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금융의 고부가가치화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은 7%선을 하회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대 마진에 치우친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금융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같이 창조금융, 튼튼한 금융, 따뜻한 금융이란 미션을 기초로 삼고 그 위에 신흥국 시장진출, 고령화 시대 금융수요 충족, 고부가가치 금융서비스 활성화 등 전략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금융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확대한다는 10-10 Value-up을 추진하는데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