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여전히 불확실성 불가측성 팽배
  국내외 경제상황도 만만치 않다. 세계경제 환경은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으로, 불확실성과 불가측성이 오늘날 세계경제의 구조적 특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날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을 불러왔던 미국은 자국의 장점인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발판으로 확실한 회복기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로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고 있는 일본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전문가 노구치 유키오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아베노믹스는 엔저 버블을 양산해냈을 뿐이며, 기업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결국 버블 붕괴의 부담은 국민이 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고성장이 멈출 때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도 걱정이다. 지금의 중국발 쇼크가 금융적 현상으로 그칠 것인지, 중국경제의 본질적, 구조적 문제의 현재화의 시작일지 의문이며, 위안화 평가절하, 금리 인하, 지준율 인하 등의 세가지 카드를 모두 사용하는‘공격적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글로벌 시장 반응도 오리무중이다. 부진을 벗어나자 못하고 있는 유럽경제는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상황 탈출을 모색하기 위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증대 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과도한 유동성이 촉발한 글로벌 경제위기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의 길로 들어설 것인가도 의문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계속 돈을 푸는 대증적 처방으로 경기상황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어느 한나라도 구조적 문제 해결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만 풀어 경제가 근본적으로 좋아지면 경제 못할 사람 어디 있을 것인가? 결국 불확실성과 불가측성이 오늘날 세계경제의 구조적 특징이며 이 불확실성이 언제 또 다른 경재위기의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우리경제의 취약점 새로운 활력소 될 수 있어
  한국 경제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돌파수를 찾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문제를 알면 해결책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자. 한국경제의 성장 정체는 요소투입형 성장의 한계,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의 낮은 경쟁력, 인구구조의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경제전반의 생산성 정체 심화 및 고용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 2012년 기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4개국 중 28위로 미국의 46.7%, OECD 평균의 64.8%에 불과하다. 2015년 청년실업률은 평균 10%대에 달하고 있으며, 취업을 포기한 청년은 전체 청년의 15.6%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 2015년 상반기 20대 청년 실업자는 41만명으로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업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46.0%(’12년 기준) 수준이며, 생산성 격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은 대기업의 29.9%(’12년 기준) 수준으로 격차가 심각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악화도 걱정이다. 합계 출산율은 2010년 1.23명으로 OECD 평균(2.52명)을 크게 하회한 반면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일본은 24년, 미국은 73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18년이 소요될 전망이며, 초고령 사회로는 8년 만에 진입이 예상된다. 이에 따른 복지수요 증가, 주택 및 금융자산 등의 자산수요 감소는 재정수지 악화와 성장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추가 발전요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해법은 문제 속에 있다. 한국경제의 장래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는 저활용·저고용 되고 있는 잠재적 성장요인이 산재해 있으며, 이런 취약점은 결국 정상화될 경우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과 대학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나 높은 교육열의와 성취동기를 가진 풍부한 인적자원은 성장 잠재력의 기반이다. 주력 산업의 사양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 제조업이나 ICT 산업은 여전히 추가 발전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 경제에 충분히 형성된 산업기반의 융복합적 발전가능성 크다.
   서비스업 등 저생산성 부문 중 상당 부문은 성장 산업으로 변모될 잠재력이 있다. 의료, 교육, 관광, 법률 서비스 등은 획기적으로 수출 산업화가 가능한 산업이다. 자영업, 소상공업 등 저생산성 분야에 존재하는 웅대한 잠재실업군은 다른 성장산업에 대한 인력 공급원이 될 수 있어 생산인구 부족 문제는 상당기간(최소한 10년 이상) 극복 가능하다. 더욱이 세계경제 지형의 변화는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와 FTA 체결국의 GDP는 전세계의 61.2%까지 확대(49개국)되고 있으며, 향후 발효 예정인 중국, 뉴질랜드, 콜롬비아 포함 시 74.6%에 이른다.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도 활용여하에 따라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추가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현재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충분히 활용할 방안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경쟁력은 경쟁적 구조에서만 만들어져   한국경제의 중장기 발전비전에 대해서도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한국경제의 중장기 발전비전은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포용성장 경제(Sustainable, Inclusive Growth Economy)다. 이는 국민 삶의 질 향상, 국가 안전보장의 확보, 사회 기본적인 안전과 질서 유지, 문화국가 기반 정비, 통일한국 기초 확립 등 각 분야의 국가목표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의 지속적 경제발전을 성취하는 경제를 말한다. 우리경제가 지속가능한 포용성장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중장기적으로 포용성장(Inclusive Growth)의 기반 구축해 국민 모두가 경제의 각 부문에서 공히 성장에 기여하고 과실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복지·재정 체계의 정립(Sustainable Welfare Economy)을 통해 재정 건전성과 복지 효율성의 균형 달성해야 하며, G7 수준의 기업⦁산업 인프라 구축으로 한국의 기업과 산업이 세계경제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대내외 위기요인에 대처하여 경제의 안정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외 환경 속에서 한국경제가 현재의 길을 걷는다면 한국경제 미래비전의 달성은 어렵다. 따라서 한국경제는 무엇보다 경제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 경제시스템의 재정비를 위해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경제의 기본으로 돌아가야(Back to the basic)한다. 경제의 세계에는 공짜 점심과 같은 것은 없다’는 시장법칙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 특히 경제의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오늘‘무엇을 하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선택의 대상이다. 또한 오늘‘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의미 있는 정리와 해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은 한국경제의‘기본 틀’이다. 초고차 방정식을 푸는 것에 비견될 경제정책 과제들을 정부의 의지, 능력, 효율성, 도덕적 정당성에 의지하여 풀어 가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현 정부가 맞이하고 있는 경제정책환경이 시사하고 있는 문제점은 한국경제 운용의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반성과 시스템적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의 모든 부문을 보다 경쟁적 구조로 바꾸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경주돼야 한다. 경쟁력의 확충이 한국경제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과제이며, 경쟁력은 오로지 경쟁적 구조에서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직시해야 한다.     논란이 많은 경제 민주화도 이를 ‘경제적 민주주의’즉 경제의 최종수요자인‘소비자가 선택하는 경제’의 실현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때에야 비로소 경제민주화에 대한 많은 쟁점이 해소될 수 있다. 모든 과제의 글로벌한 이해와 접근도 필요하다.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와 떠나서는 한시도 존재할 수 없고 생각할 수도 없다. 글로벌하지 않은 어떤 정책이나 제도도 버릴 각오를 해야 하고 글로벌한 것이면 어떤 것도 수용하겠다는 자세만이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유연하고 자유스러운 경제운영도 필수적이다. 유연한 경제운영만이 상시화, 구조화된 세계경제의 위기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가 일일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책임지겠다는 발상은 경제의 구조적 왜곡과 경직을 심화시키고 위기적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킨다. 더불어 경제문제에 대한 시스템적 대응도 중요하다. 프로젝트성 대응을 지양하고 통합적이고 시스템적 접근 필요하다. 현 정부가 경제부총리 제도를 부활하여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경제운용의 전체 흐름이 그런 방향이어야만 한다. 아울러 기업의 문제 해결에 경제정책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기업이 한국경제의 제 과제 즉, 성장, 고용, 분배, 복지의 해결의 주체로 등장하도록 하야한다. 이같은 모든 이야기들은 결국‘시장으로의 귀환’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