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로 찾아뵙기도 어려운 여러분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모시고 말씀드릴 귀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공직에 봉사하고 정치권에도 머물다 보니 대부분 낮이 익은 분들이라 더욱 행복한 마음이다. 오늘의 화두는 당연히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사항이다. 사실 새정부 출범이 불과 한달 남짓인데다 정권 인수와 관련된 절차도 없이 황급히 출발하다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다. 일자리위원회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우리사회의 중심 화두이자 모든 정부정책의 중심에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은 이미 이 분야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갖고 계신다. 따라서 일자리위원회가 추진하고자하는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오늘 드릴 말씀의 내용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듯이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것에 통하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으며 긍정적인 효과가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면 그것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이는 타당하다. 보편타당한 정책이란 없으며 모든 정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으로 일자리 위원회가 추진할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부탁드린다. 아울러 정책의 선택에 있어는 그 시대정신이 중요하다. 우리사회는 현재 국민통합이 중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양극화 극복은 최대의 화두이자 전체라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지고 포용적 자본주의 뜬다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 기조의 흐름을 간략히 살펴보면 자본주의 경제는 자유방임에서 수정자본주의를 거처 신자유주의로 발전해 왔으며 이제는 포용적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도 있다. 지난 70년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대두됐다.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당시 선진각국은 당면한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완화, 감세,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자유무역확대 등의 성장우선 정책을 강조했으며, 세계화 추세와 맞물려 이는 하나의 추세를 이뤘다.   신자유주의는 성장이 분배의 기반이 된다는 성장우선주의를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이런 성장은 낙수효과에 따라 고루 분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는 가계소득 부진, 소득불평 등 지속, 사회양극화 심화라는 광범위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위기를 분기점으로 분배 실패에 따른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9월 시작된 월가점령 시위 등 부정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포용적 자본주의다. 이미 선진각국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정립할 필요를 실감하고 있으며 포용적 성장 등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한국경제를 진단해 보면 한마디로 겉으로는 풍채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병주머니를 차고 있는 환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한국은 압축성장이란 전대미문의 과정을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기적을 이뤘다. 2016년 기준 한국의 GDP는 1조 4110억달러로 세계 11위, 무역규모는 9016억달러로 세계 9위에 해당한다. 또한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하는 경제사에 유례없는 성공스토리를 이어왔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을 크게 4가지로 대별해서 말씀드리겠다.

낙수효과 사라지면서 양극화 갈수록 심각  우선 불공정한 질 나쁜 저성장 기조가 정착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엔 10.5%선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2%대를 맴돌고 있으며 국민소득은 11년째 2만불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성장률 저하라는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이다. 저성장 기조 속에 성장혜택이 가계로 환류 되지못하고 기업, 특히 대기업에 집중되는 불공정이 초래되고 있으며, 실질임금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 결국 분배의 불평등은 사회적 갈등고조와 소비위축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저성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 사회 전반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양극화는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병이다. “미국이 망한다면 바로 양극화가 그 원인일 것”는 토마스  프리드만의 말도 있다. 우리사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상하위 20%의 소득계층간 소득점유율의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상대적 빈곤율도 해가 갈수록 화대되는 추세적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위 20%의 소득점유율은 1991년 35.4%에서 2015년 38.0%로 높아진 반면 하위 20%의 소득점유율은 9.4%에서 6.1%로 오히려 낮아졌다. 중산층 비중이 감소하고 저소득층은 큰폭으로 중가하고 있다.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의 비율은 각각 7.8%, 73.7%, 18.5%에서 15.4%, 64.8%, 19.8%로 변했다 (1990년, 2015년 비교).   이같은 사회 양극화 현상은 낙수효과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신자유경제정책의 한계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고용없는 성장으로 취업유발계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창출되는 일자리수를 말하는 취업유발계수는 1990년 72.2명에 달했지만 2014년 12.9명으로 급락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대기업이 더 낮게 나타나고(대기업 5.5개, 중소기업 9.7개),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중소기업 비중이 1999년 79.5%에서 2014년에는 87.9%로 오히려 높아진 반면 대기업 대비 임금은 1999년 83.4%에서 2016년 61,5%로 오히려 더 낮아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볼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2,7, 중소기업 정규직 52.7, 중소기업 비정규직 37.4로 매우 심각하다. 소득 재분배에 있어 가장 큰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재정의 소득재분배 기여도 또한 OECD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며 저부담 저복지 구조를 이어가도 있다.

고용없는 질나쁜 성장... 청년실업은 최고수준   질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고 있다. 구직자가 선호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과 고용안정이 낮은 건설일용직, 영세자영업자 등이 고용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1991년과 2016년을 비교해 전체 일자리는 1865만개에서 2624만개로 40.7%나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516만개에서 448만개로 13.2% 감소했으며, 서비스업은 906만개에서 1860만개로 105.3%나 늘었다. 한국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공공부분의 일자라 비율도 낮다. 약간의 논란이 있지만 공공부분의 일자리는 OECD 평균이 21.3%에 비해 한국은 8.9%이며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숫자도 OECD평균은 83.1명인데 비해 32.9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 일자리의 위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7년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1.2%로 지난 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체감실업률은 23.6%에 달한다. 더욱이 올해는 베이비부머(68~74년생) 자녀들이 노동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하는 때다. 따라서 향후 5년이 청년들의 취업에 최악의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여러 위기상황은 결국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추락시키고 있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157개국중 56위(UN행복보고서 2017), 140개국중 80위(HPI영국경제단), 38개국중 28위(OECD) 로 각종 조사에서 하나같이 경제력 순위에 비해 크게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바로 우리사회에 팽배하고 있는 불평등, 불공정, 불확실성이 원인이고 생각된다. 이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 세계 최저의 출산율, 범죄와 이혼율의 급증 등 각종 부정적인 사회지표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2013년 멕킨지 보고서는 한국경제를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에 비유하고 “새로운 신성장 공식을 찾지 못하면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우리는 기로에 선 한국경제의 틀과 체질을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한 출발선으로 J노믹스를 주장하고자 한다. J노믹스는 문재인, JOB, J curve에서 착안한 것으로 우리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 건설을 위한 새로운 방향이라고 하겠다. J노믹스가 추구하는 정책목표는 '더불어 잘사는 공정한 대한민국‘이다. 또 J노믹스는 일자리 중심의 포용적 경제 달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로 질좋은 성장을 달성하고 불평등을 해소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비전도 함께 갖고 있다.   새정부는 이같은 비전과 정책목표를 3대 구조개혁을 통해 달성해 나갈 생각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3대 구조개혁대상은 경제 사회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 구조로 개편하고, 사회 전반에 일자리 창출 기반을 강화하며 일자리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고 격차는 줄인다는 것이다. 결국 일자리 창출과 질 개선을 통해 저성장을 탈피하고 이를 통한 분수효과로 양극화를 극복해 더불어 잘사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자는 것이다.

일자리는 우리의 성장기반이며 최고의 복지
  앞서 언급한 3대 구조개혁과 관련한 정책방안들에 대해 간략히 설명 드리겠다. 먼저 경제
사회 시스템을 일자리 창출구조로 재설계하기 위해 일자리 중심의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가 출범했으며 일자리 수석도 신설됐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했으며 일자리 신문고도 운영중이다. 다음으로 재정 금융 등 정책수단을 좋은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기 위해 각종 정책지원을 통해 일자리 많이 만드는 사람이 존경받고 칭송받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성장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소수특권경제)를 사람중심의 포용적 시장경제(국민중심 성장)으로 바꿔야 한다. 성장률 1%를 늘리기보다 일자리와 경제성장의 동행이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기반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용영향평가 강화, 청년고용  의무제 확대, 노동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 공공부문이 앞장서 81만개(공무원 17만명), 사회서비스 64만명) 일자리 창출로 마중물 역할도 하겠으며,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기업 자율성, 창의성이 일자리 확충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 또한 규제개혁, 4차 산업혁명 위원회 가동, 수출과 내수 조화, 중소기업 벤처 창업 활성화 등의 정책도 추진하겠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구조개혁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진행중이다. 다소 논란이 있지만 이는 큰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세부진행에 대해서는 노사협의를 통해 진행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와 법제화를 추진하겠다.
  결론적으로 일자리는 우리의 성장기반이며 최고의 복지다. 정부는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 만들기와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을 높이는 “늘리고 줄이고 높이는 정책”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