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여파로 농촌과 농업의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장관은 지난 11월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추세가 너무도 심각하다”며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 유입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촌 소득의 근간인 쌀 산업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생산량 중심으로 운영되는 쌀 소득직불제도를 대량 생산 농가에는 역진적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장관의 발언을 요약한다.

언론계 여러 선배님들을 모시고 부서 현안과 관련해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것에 먼저 감사드린다. 제한된 시간이지만 우리 농정의 방향과 주요정책과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또한 많은 조언을 듣고자 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상당히 암담하다. 이같은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통계를 살펴보면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우선 농림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어 1995년의 5.5%에서 2017년에는 1.9%로 급락했다. 도시와 농촌간 소득격차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도시근로자 소득과 대비한 농가소득은 2005년 76.4%에서 2017년에는 63.5%로 줄어 더욱 그 차이가 확대 됐다. 인구구성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농가인구의 기본적인 규모가 빠르게 줄고 고령화 또한 심각하다. 농가인구의 경우 2000년 403만명, 2015년 257만명, 2017년 242만명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고령화는 더욱 심각하다. 201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농가경영주가 58.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40세 미만의 농가경영주는 0.9%에 불과해 그야말로 청년층 인구의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농촌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문제다. 국민들은 농업, 농촌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편이다. 하지만 타 산업에 비해 생산성과 경제성이 낮고 관련 예산을 투자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7.7%가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 국토의 균형발전, 일자리창출, 환경 및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 직업과 비교한 농업의 모습은 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등 부정적 인식이 37.3%로 긍정적(29.4%)인 인식을 상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의 농정 방향은 어떠한가? 농촌과 농업에 대한 정책방향은 외국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농업에 대한 인식은 최근 경쟁력이나 생산성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의미를 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1960년대에는 생산성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농산물 가격지지 등이 주요 농정수단으로 동원됐다. 이후 1990년대까지도 생산연계 직접지불 등 농업의 경쟁력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생산 비연계 직접지불 등으로 생산성이나 경쟁력 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연합은 공동농업정책(CAP)을 통해 목표 특정적 직불로 전환해 기본직불, 녹색직불, 신규 청년농(40세 이하) 지원에 집중하고 있으며, 경지규모와 무관하게 정액지불하는 소농 직불제를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농업 인력난 타계를 위해 청년 농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환경보전 등을 위해 토양 수자원 보호 생물의 다양성 유지 조건으로 직불제를 지급하고 있으며 일정한 사육조건을 준수할 경우 동물복지직불을 추가한다. 미국은 2014년 농업법을 개정해 작물 재해보험, 농업위험보상 등 농가경영안전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토양 침식방지, 용수관리, 야생동식물 서식지 보존, 대기질 관리, 습지보전 등 환경 관련 프로그램 유지 및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도 2013년 아베 정부의 개혁으로 주식용 쌀 위주 정책에서 논농업 구조개혁과 다면적 기능지불 신설 등 농업의 성장 산업화 및 다원적 기능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해외 농정의 방향이 사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는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 유입정책이 절실하며 공익적 기능보상과 농가 경영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함께 미래산업으로서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농업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농업은 95%가 과학이고 5%가 노동”이란 시몬페레스 대통령의 발언이나 “농업은 향후 20~30년간 가장 유망한 산업”이란 짐로저스의 발언이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하겠다.

이개호 장관 약력 1959년 전남 담양생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경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8.08~ 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라남도당 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윤리심판원 부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부대표 제19대 국회의원 전라남도 행정부지사(2009.07~2011.10) 행정안전부 기업협력지원관 전라남도청 기획관리실장 전라남도 여수시 부시장 전라남도 목포시 부시장 전라남도청 기획관/총무과장/농업정책과장/어정과장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청년농업인 육성이 농촌 살릴 최우선 과제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농업과 농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무엇보다도 청년농업인을 육성해야 한다. 40세 미만 농업경영주의 숫자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2013년 33,143명(2.8%)에서 계속 줄어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0년 6,889명(0.7%), 2025년 3,725명(0.4%) 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여러 대책들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현재 계획은 매년 2,000명의 청년 농업인을 추가로 유입시키는 정책을 통해 2020년 12,589명(1.2%) 수준으로 높이고 2025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 영농정착자금지원, 농촌보금자리 조성, 스마트 팜 확산 등 다양한 정책수단들이 동원될 예정이다.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한 가장 핵심적 정책은 청년 영농정착자금 지원이다. 청년 영농정착자금 지원의 경우 젊고 유능한 인재의 농업분야 진출유인 제공을 통해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 추세를 개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1,600명, 2019년 2,000명의 청년농을 선발해 최장 3년간 월 최대 1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정책자금 우대지원, 최우선적 농지임대, 영농 경험축적을 위한 경영실습 임대농장 조성(30개소) 등도 패키지로 지원한다.   청년 농촌보금자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 2019년부터 4개소를 조성한다. 여기에는 농촌 정착 희망 신혼부부, 40세 미만 가정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개소당 30가구로 공급되는 주거공간에는 영유아 놀이활동, 부모교육 등 공동보육시설이 설치되며 입주민간 문화 여가활동이 가능한 커뮤니티 시설도 설치되어 보육과 육야는 물론 문화와 여가공간이 함께 제공된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ICT기술을 활용하여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인 스마트팜을 확산해 생산성 확대, 수출확대, 일자리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림과 함께 청년농업인의 정착에 기여토록 하겠다. 스마트팜 사업의 경우 이미 올해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를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선정했으며 내년 상반기에 2개소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는 스마트 축산ICT시범단지도 2개소를 공모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영세, 고령농가에 대한 대책도 중요하다. 2017년 기준으로 경제규모별 농가의 비중을 살펴보면 0.5ha미만의 영세농이 전체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42.5%로 국가전체(13.8%)에 비해 현저히 높다. 농가간 소득격차도 지속적으로 늘어 소득 5분위 배율이 2016년 기준으로 도시근로자의 4.6에 비해 농촌은 9.6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기본직불금과 농지연금, 농외소득창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농지연금의 경우 소유농지를 담보로 생활자금을 매월 연금처럼 지급하는데 1억6천만원 상당의 농지로 가입하면 연금과 임대소득을 합쳐 월 100만원의 소득이 창출된다. 농촌 관광활성화 대책도 마련해 시군 주도로 지역내 농촌 체험관, 관광, 음식, 숙박 등 채류형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지원 하고 기업연수, 회의 수요 등을 농촌으로 유치하기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농업자연재해 복구지원도 확충한다. 농업경영에 필요한 복구비를 직접지원하며 농업인 안전재해보험 가입을 유도한다. 농업인의 경우 대부분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은 아니지만 농어분야 재해율은 오히려 높아 산업분야의 2배에 수준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산재보험 수준의 보장강화 신품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쌀 소득보전직불제 운영방법 개선 필요한 시점   우리의 주식인 쌀산업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드리겠다. 쌀산업의 경우 매년 소비량은 감소 추세를 보여 대량의 재고가 발생하고 있어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현재 평년수준의 쌀이 생산될 경우 대략 매년 40만톤의 재고가 발생한다. 하지만 쌀외 의 식량 자급률은 현저히 낮아 2017년 양곡 1인당 소비량을 기준으로 환산해 밀(1,7%), 옥수수(3.3%), 콩(22.0%), 곡물(23.4%) 등으로 자급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 쌀 수입 재협상 이후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쌀소득보전직불제를 운영하고 있다. 쌀소득보전직불제의 경우 생산면적 1ha당 100만원의 고정직불금을 지급한다. 또 가격과 연동해 쌀 목표가격과 당해연도 수확기 산지평균쌀값 차이에 연동해 변동직불금을 지급하고 있다. 쌀 직불금 과 관련해 2016년 2조3,281억원, 2017년 1조3,708억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현행제도의 경우 쌀이라는 특정 품목 생산을 전제로 지원하다보니 쌀 과잉 생산을 추래해 오히려 쌀값하락과 농가소득 감소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농중심(상위 7%가 직불금 38% 수령)으로 운영되어 대동과 소농, 쌀과 타작물간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견수렴 및 법적 근거마련 등을 통해 2020년부터는 현재의 직불제 운영방식을 개선해 소규모 농가는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그 외는 경영규모에 따라 역진적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의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이 경우 소농은 기본소득을 확보할 수 있으며, 대농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해 농촌경제 전체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자리 만들기에도 농업과 농촌이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촌일자리의 경우 양곡관리사 도입, 반려동물 관련 전문인력 양성, 생활농업지도사 도입 등을 통해 새로운 직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촌 유휴시설활용 창업지원, 지역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 사회적 경제조직 지원 등을 통해 2022년까지 총 8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농업과 농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 국민들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농업으로 탈바꿈하겠다. 현재 살충제, 농약관리 미흡과 질병에 취약한 사육환경으로 농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가 많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2013년 75%에서 2017년에는 58%로 추락했다. 이같은 소비자 신뢰회복으로 위해 농약잔류허용기준강화(PLS) 시행, 가축질병관리 철저, 사육환경 개선 등의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제까지 농촌과 농업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말씀드렸다. 하나같이 해소가 쉽지않은 문제들이다. 하지만 농촌은 대한민국 국토의 한부분이다. 또한 농업은 대한민국 미래생명산업의 근거이며, 농업인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다. 농업과 농촌의 발전과 안정이 바로 우리 모두의 발전과 안정의 근거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드리며 우리 농촌과 농업에 더욱 많은 관심과 도움을 당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