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제 2기 경제팀의 행보에 관심이 높다.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수치상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일부 정책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해소해 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의 발언을 요약한다.

국내 언론을 대표하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것에 먼저 감사드린다. 오늘 말씀드릴 주제는 여러 고민 끝에 유인물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경제의 현주소와 경제정책방향”으로 정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취재경험으로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가 높으신 분들인 만큼 가능하면 세세한 설명을 줄이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먼저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기위해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간략히 살펴보자.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과 교역둔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성장률은 추세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교역 성장세 또한 둔화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상위계층에 대한 소득집중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지니계수는 악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여건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장기화, 비관세장벽 강화추세 심화 등으로 보호무역주의는 확산되고 있으며 글로벌 가치사슬(GVC)은 약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빠른 속도의 혁신기술 출현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각국은 혁신기술을 접목한 제조업 육성 및 4차 산업혁명 관련분야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경제,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어려움 봉착   우리경제의 현실은 어떠한가? 외형적인 수치로 볼 때 우리경제의 현주소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우리는 세계 7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했으며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한중일 3국 중 가장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받아 역대 최고의 신용등급을 자랑하고 있다. 수출 또한 6000억불을 초과하면서 사상 최고의 수출고를 시현했으며 세계 8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현실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성장잠재력이 3% 이하로 하락하면서 GDP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성장의 고용창출 효과 역시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삶의 질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국민소득은 3만불을 달성했지만 전반적인 국민들의 삶의 질은 미흡하고 소득분배는 악화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말씀드리면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은 31,000불로 예상되지만 삶의 질 순위는 2012년의 24위에서 2017년 29위로 OECD주요국에 비해 삶의 질이 미흡하며 분배상황도 2016년 이후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도 문제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는 2018년 1을 하회하는 세계 최저 출산율이 전망되고 있으며 세계 최고속도의 고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2017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현실에 봉착해 있다. 주요산업의 경쟁력에도 경종이 울리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신산업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이같은 우리경제의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즉, 과거 우리경제를 지탱해왔던 패러다임이 이제는 유효성을 상실한 만큼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정책 방향은 모방 추격형 성장 전략, 사회적 갈등을 수반하는 불균형 성장전략, 정부 주도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함께 살자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지향하고자 한다.

홍남기 약력 1960년 7월 2 강원 춘천생 학력 샐퍼드 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양대 경제학사/ 경제학 석사  춘천고    경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2018.12~ 현) 국무조정실 실장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재정부 대변인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기획예산처 장관비서관 기획예산처 예산기준과장 제29회 행정고시 합격(1986년)

정책방향 설정에 현장의 목소리 중시 할 것   지난해 12월 국회경제재정연구포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정부 제 2기 경제팀의 중점과제로 일자리 창출(32.8%), 경제성장(33.2%), 규제개혁 노동개혁(23.1%), 재벌개혁(9.5%)이 핵심과제로 지적된 바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업인들은 파격적인 규제개혁과 함께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경제 활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전기차기술을 개발했지만 인증 등으로 사업화에만 상당기간이 소요됐다는 주장이다. 청년들은 새해 소망 1위로 취업을 들며 괜찮은 일자리가 없어 결혼 집 희망까지 포기한 N포 세대라고 자조한다. 노인들도 노후준비가 부족해 최소한의 생활비 마련도 어렵다며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들을 담아 2기 경제팀의 정책 최우선 과제로 경기활성화, 일자리, 규제개혁을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고자 한다. 물론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공유경제, 광주형 일자리 등 일부 정책에 대해 의견대립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해소해 나갈 생각이다.   2019년은 경제 활력 제고,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포용성 강화, 미래대비 투자를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활력제고, 혁신확산, 민생개선을 핵심 키워드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활력제고를 위해서는 투자활성화, 규제혁신, 창업생태계 강화, 소비와 수출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겠다. 투자활성화와 관련해서는 민간 공공 지자체의 대규모 투자의 물꼬를 터 투자분위기를 확산할 다양한 계획들을 준비 중이다. 규제가 경제활력의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은 만큼 현장과 함께하는 신속한 규제혁신도 추진하겠다. 우선 규제 전반에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적용할 것이며 파급효과가 큰 핵심규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와 타협으로 핵심규제를 해결하겠다.   작지만 절벽같은 소규제에 대해서도 기업간담회, 투자 캐러반 등 현장소통과 애로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 성장과 회수단계를 중점 보강하여 제 2의 벤처붐을 조성해 창업생태계 강화에도 관심을 쏟겠으며, 소비 등 내수와 수출 활성화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활력을 제고할 다양한 방안들도 진행하겠다. 수출과 관련해 수출의 경우 올해 3.1% 정도의 성장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대의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별도의 수출 지원대책을 마련중이며 글로벌 건설시장과 플랜트 수출에 대한 금융지원과 수출금융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시장기대와 달랐던 일부정책 부작용 최소화   혁신확산과 관련해서는 상반기중 산업혁신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주력산업 업그레이드, 신산업 확산,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3대 분야 4대 핵심산업의 경쟁력 제고대책을 1/4분기 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력산업 업그레이드의 경우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우리경제의 근간인 주력산업에 대해 우선 집중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혁신확산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생각보다 진전이 늦어 안타깝다. 우리의 경우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많지만 여전히 핵심기술의 확보에는 미진한 점이 있다. 따라서 핵심기술 확보에 있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신규투자를 확대하고 자금지원도 늘려 미래 먹거리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선제적 준비에 나서겠다. 아울러 엄정한 법집행과 시장자율개선을 병행해 경제민주화 구현에도 관심을 이어가겠다.   민생개선과 관련해서는 시장기대와 달랐던 일부정책은 보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 우선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결정과정의 객관적 합리성 제고를 위해 결정구조를 개편해 2020년 최저임금부터는 새로운 결정구조 아래 최저임금이 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통해 고용이탈을 최소화하고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지원을 늘리겠다.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문화는 개선되어야 할 대상인 만큼 근로시간 단축 기조는 유지하되 현장 안착 노력을 병행한다는 생각이다. 기초안전망 확충, 사각지대 해소, 고용안전망 강화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두텁고 촘촘하게 강화해 서민들의 재기와 도전을 뒷받침하겠으며 일자리를 늘려 소득기반을 강화하고 생계비를 경감하며 취약계층의 삶의 질 개선에도 노력을 쏟겠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효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저출산에 대해서도 시각을 달리해 삶의 질 개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중심으로 강력히 추진하겠다.   결론적으로 제 2기 경제팀이 당면하고 있는 우리경제의 현주소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경제활력을 높이는데 총력 대응 하여 이런 난관을 극복하겠다.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으며 이를 위해 경제활력 대책회의, 혁신성장전략회의 등을 최대한 가동하겠다. 시장과 기업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경제팀이 되겠으며 현장에 가장 많이 찾아가는 경제팀이 되겠다. 또 경제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가 한팀으로 대응하겠다. 이를 통해 우리경제가 앞으로 보완해야할 경제사회의 역동성과 이동성, 사회적 신뢰, 정책의 예측 가능성 확보에도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