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능성에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은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능력 있는 자들이 공정한 경쟁 아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으면 경제는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경제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자유로운 시장경제,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경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강조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한다.

많은 선배님들 앞에서 말씀드릴 귀중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경제현장에서 오랜 경륜을 다져 오신 분들인 만큼 많은 의견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과문한 탓일지 몰라도 경제는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로 둘릴 수 있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경제는 마치 축구와 같다. 세계적인 구단의 축구시합을 보면 능력 있는 선수가 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합이 운영되고 이는 당연히 좋은 결과로 연결된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힘 있는 사람들이 능력 있는 자들을 압박하고 이는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로 귀결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능력 있는 자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공정한 경쟁 아래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시장의 자유와 공정한 경쟁이 전재가 된다면 경제는 당연히 번영한다. 경쟁이 공정하면 능력 있는 사람이 이기지만 불공정하면 힘 있는 사람이 이긴다. 더해질 요소가 있다면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능력 있는 사람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며 시장경제는 능력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체제다. 따라서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의무이며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은 필수 요소다. 결국 공정한 경쟁, 자유로운 시장경제, 그리고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이 바로 선진국의 기본조건이라 할 수 있다.

변양호 약력 1954년 제주생 노던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노던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경기도/ 서울대 무역학과  경력 보고펀드 고문 보고펀드 공동대표 금융정보 분석원 원장 재정경제부 이사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 재정경제부 정책조정심의관 재정경제부 부이사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금융심의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금융과 과장 재정경제원 국제금융담당관 재정경제원 정책조정과 과장 행정고시 19회 수석 합격

최우선 과제는 경제시스템 업그레이드   우리는 여전히 공정한 경쟁, 자유로운 시장경제, 그리고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다. 이 부분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경제는 저절로 풀릴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됐던 카풀 서비스를 보자. 제도로만 본다면 선진국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덕도 많다. 하지만 이를 허용할 경우 생존에 위협을 받는 자들이 분명이 존재하고, 이들 반대해 자살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제도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해도 제도 도입으로 절망적 상황에 처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최저임금 등도 마찬가지다. 목적이 정당하고 의미 있어 보인다 해도 그에 따라 생존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이들을 위한 방안들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시장경제원칙을 강조하는 보수진영과 사회안전망을 강조하는 진보진영이 갈등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경제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자유로운 시장경제,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마디로 경제의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경제번영과 민주주의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공정한 경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하지만 현실은 이와 괴리가 크다. 공정한 경제를 위한 기본은 법앞의 평등이며, 이는 엄격한 법집행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반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법개혁,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공수처 수사대상 조정 등은 논란만 무성하다. 특히 검찰의 기소권 독점은 일제식민지 시절의 유산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으며, 국민의 권리인 삼심제의 운영방법도 다분히 공권력 위주다. 삼심제는 국민의 권리로, 검찰의 항소권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검찰의 항소권은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이나 물증이 나왔을 때에 한해 엄격히 제한된다. 삼심제가 국민을 위한 제도이지 검찰을 위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재벌문제, 올바른 기업 가버넌스 정립이 핵심    재벌과 기업개혁도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재벌의 문제점을 해소하기위해 상호출자금지,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의 방안들이 도입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일례로 LG그룹의 경우 상호출자가 완전히 해소되고 주주회사 체계를 도입하고 있지만 그룹 경영과 관련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이사들은 경영실적보다 오너의 이익 지키기에 급급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식회사 가버넌스 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주주, 이사회, 경영진이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올바른 기업 가버넌스의 출발선이다. 오너 1인이 모두 것을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제도와 관행 등 핵심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일부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조의 과도한 경영개입, 인사청문회제도의 개선을 통한 공공부문의 인사개혁 등도 해결되어야 한다.    혁신적인 경제를 통한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하겠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혁신성장의 주체가 되기에는 부적절하다. 혁신성장은 기업활동의 자유화를 바탕으로 민간혁신 역량을 극대화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몇몇 규제의 완화정도로는 혁신경제 역량의 구축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혁신성장의 모범이 될 2~3개 기준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에서 허용되는 모든 비즈니스를 우리나라에서도 허용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 기준국가로는 안보, 환경, 공공성 측면에서 미흡하지 않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이 적당하다고 본다. 감사원의 역할 전환도 전환해야 한다. 현제와 같이 비리 적발에서 한 걸음 더 나가 기업의 자유화에 소극적인 공무원을 감사해야 한다. 노조관련 조항도 기준국가 수준으로 조정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노조에 의한 경제활동 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 변화도 필요하다. 산업육성, 일자리 창출은 민간이 해결해야하고 정부는 어려운 개인을 지원해야한다.     사안별 접근보다 패키지정책 추진 바람직   함께 잘사는 경제를 위해서는 추진 중인 소득주고 성장에서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전통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는 방식은 두 가지다. 먼저 게임의 룰을 어려운 분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바꾸는 반시장적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다음으로 게임의 룰을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하고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시장경제적인 방식으로, 다수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다.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란 누구나 언제나 최소생활을 보장받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으로 당연히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 재원은 복지 프로그램의 정비, 정부지출 방식의 전환, 프로젝트 지원보다는 어려운 개인을 지원하는 방식으로의 전환. 소득과 연계한 조세정책 도입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반면 보편적 복지방식은 재원 부족으로 불가능하며, 약자만을 지원하지 않아 격차해소의 의미도 없다. 따라서 반시장적인 방식을 시장친화적인 빙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계획성 없는 지출은 수혜자들을 기득권화해 향후 개선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정부의 경제운용 정책은 기조(목표)는 옳지만 전략(정책방향)은 비뚤어졌고 전술(정책수단)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쟁/정의로운 경제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쟁보장이라는 올바른 전략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공정경제 전략은 현실과 괴리가 있고 정책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는 사법, 재벌, 노동 개혁은 내용이 부적절하거나 불명확하며 경제자유화를 저해하는 정책수단들도 많다. 혁신적인 경제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경제자유화가 올바른 전략이다. 하지만 정부의 전략인 혁신성장 정책은 전술에 있어 정부주도 혁신 추진으로 스스로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경제자유화가 불가능해 보인다. 어려운 사람들도 함께하는 경제를 위해서는 적절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올바른 전략이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이란 정부의 정책은 그 정책수단에 있어도 이론적 근거 가 미흡하며 실질적 내용도 불명확해 공정경쟁과 경제자유화에 역행하는 전술을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하위수단들이 상위가치를 갉아먹는 형국이다.   정책추진과 관련해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사안별 개별적 접근은 이념갈등과 이해집단의 반발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패키지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법앞의 평등을 위한 사법개혁, 기업 가버넌스의 개혁,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사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자유화를 위해서는 기준국가 수준으로 경제자유화와 감사원 업무방법 개편,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노조에 의한 경제활동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 또한 의미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복지프로그램의 정비 및 확충, 정부지출방식 전환 및 보조금 축소, 조세개편 등이 진행되어야 한다. 공정, 자유, 복지가 함께, 제대로 운영되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간 조화와 협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치가 중요한데 자리나누기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치 시스템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