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우리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6월 20일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세계 경기가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양적인 성장을 넘어 모두가 함께 잘사는 혁신적 표용성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수석의 발언을 요약한다.

언론계 중진 여러분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귀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오늘은 한국경제의 진단과 과제란 제목으로 우리경제가 당면한 현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제한된 시간이지만 경제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자주 접하는 여러분들과 의견도 나누도록 하겠다. 안타깝게도 우리경제의 상황이 녹녹치 않다. 연초 예상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세계 경기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고, 특히 최근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은 기대보다 크게 하락해 일부제품은 손익분기점 이하로 가격이 추락했다. 5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107억 달러 감소해 전체 수출 감소액(182.23억 달러)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활동과 교역량, 제조업 PMI, 구매자관리지수도 2018년 하반기 이후 하락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하방위험이 커졌다. 경기가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수출과 투자는 부진해 1/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1.7%로 낮아졌다. 이같은 성장률 하락은 상당부분 대외 여건의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재정집행이 부진한 영향도 있었다. 예를 들면 1/4분기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투자가 –0.8이고, 수출이 –1.3, 정부 부문분이 -0.6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국내 경제가 출렁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윤종원 약력 1960/ 경남 밀양 서울대 경제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 UCLA 경제학 박사 경력 제27회 행정고시 합격(1993) 재무부 관세국/재무정책국 사무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서기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기획예산처 산업정책과장/재정정책과장/산업경제과장 대통령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2018.6~ 현)

경기하락, 고용불안 여전... 정책적 대응 필요한 때   경기종합지수는 2017년, 2018년에 이어 하방국면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경기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이 결부되어 하강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지난 4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하락이 일단 멈췄다. 따라서 지금이 하강 국면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부진했고 배당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이 있어 4월에 6.6억 달러 적자를 나타냈지만 5월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연간 600억 달러 내외 흑자로 전망한다. 4월 들어 물량 기준으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헬스, 신산업 분야의 수출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벤처 부문은 신설법인수가 작년에 10만개를 돌파했고, 투자규모도 3.4조원으로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고용은 증가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청년취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핵심계층인 30, 40대 취업자 수 감소, 경기 하방위험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돌이켜보면 우리경제는 과거 유래 없는 고성장을 경험했었다. 1960~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3%, 1인당 국민소득 11%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국민소득도 1960년 80달러에서 2018년 33,434달러로 늘어났으며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 결과 1인당 평균소득이 OECD 수준에 근접했다. 하지만 삶의 질까지 고려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 면에서는 여전히 격치가 크고 성장 잠재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어 최근 3%대로 낮아졌다. 주요 국가와의 기술격차에 있어 미국과는 4.4년 정도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1년 정도로 오히려 줄고 있다. 노동시장도 안정성과 유연성 그리고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에 있어 OECD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성장률 하락과 함께 도전의식의 약화도 문제다. 기업은 독과점적 지대추구를 선호하며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이 축소되고, 청년들의 진로선택에서도 위험 기피성향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생기업의 비중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기득권 보호와 진입장벽으로 혁신기업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8년을 기준으로 감소추세에 접어들었고 총인구에서 생산인구(20~64세) 비율은 202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적인 큰 흐름, 즉 글로벌 메가 트렌드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삶의 질 추구, 고령화, 양성 평등, 저성장, 소득불균형 확대, 생산성 증가 둔화, 기술혁신의 지속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자원 확보, 시스템에 대한 불안, 기존 질서의 약화 등이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세계화 추세로 기술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급속한 디지털화로 기술발전이 경제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과학 분야별 반감기는 갈수록 단축되고, 노동생산성은 둔화되고 있으며 자동화 리스크가 있는 직업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사람다운 삶 함께 누리는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우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우리경제는 1970년까지는 10%에 상당하는 고성장을 해왔지만 90년대 들어와서 평균성장률이 7%로 낮아졌고, 2010년도는 3%로 낮아졌다. 성장률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뿐만 아니라 성장소득의 분포도 더 벌어졌다. 그 결과 성장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하는 계층이 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접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도 이제까지의 직선적인 성장 추구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도전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까지와 같은 단순한 성장 추구보다는 성장의 결과에 대한 불공평한 분배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시대적 사명이라 할 수 있는 복지국가로 진전하면서 변화된 미래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현대국가의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산업국가, 민주국가, 복지국가의 개념을 넘어 역동성, 포용성, 지속가능성이라는 미래국가의 3대요소를 충족하는 보다 살기 좋은 북지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기위해서는 경제주체의 혁신역량과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토대로 포용성과 역동성을 제고하며 지속성장과 사회통합을 구현해야 한다. 우리경제의 체질과 구조를 혁신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며 규제혁파, 기술혁신, 혁신인력 양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위해 현재 다각적인 정책들을 준비 또는 추진중이다. 정부가 2030년 세계 4대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기치아래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최근 발표한 것도 이런 다양한 정책 추진의 일환이다. 결국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사회가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들을 두루 충족시키며 사람다운 삶을 함께 누리며 살아가는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