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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구조조정은 시장을 위한 안전판
    이동걸 kdb 산업은행회장
      2020 년 01 월 21일 (Tue) 09시 01분 한국경제언론인포럼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성공하면서 kdb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한국경제언론인포럼에 참석,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금융기관이 개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산업은행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구조조정이 시장을 위한 안전판이라면 신산업과 기업에 대한 발굴과 지원은 우리경제의 미래를 위한 성장판이다”며 “미래 산업은행의 모습은 기능이 특화된 IB은행”이라고 밝혔다. 이회장의 발언을 요약한다.   

  언론계 중진 여러분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것에 먼저 감사드린다. 귀한 시간인 만큼 kdb산업은행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 많은 고견도 듣고 싶다. 저에 대한 소개과정에서도 말씀이 있었지만 금융관련 연구기관과 정책 당국 등에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대부분 금융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이런 그간의 경험을 살려 산업은행을 우리나라 산업과 금융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금융기관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소망에서 kdb산업은행의 역할과 발전방향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1)부실기업의 구조조정 2)새로운 산업과 기업의 발굴 및 육성 3)은행 자체의 경쟁력 강화 4)한반도 신경제시대 대비 등 4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먼저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는 금융기관이 개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시장의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정책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시중은행들이 추가 부실 가능성 등으로 손을 대고 싶어 하지 않아 산업은행이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방치할 경우 부실의 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커진다. 따라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가능하다면 신속하고도 분명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노력해 왔다. 다행이 그동안 추진해온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처리가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등 노력에 대한 결실도 있었다.

이동걸 약력

1953년 4월 경북 안동생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예일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1994 ~ 98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997 :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
1998 ~ 99 :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9 : 한국개발연구원 금융팀 연구위원
1999 :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2002 ~ 03 : 한국금융연구원 은행팀 팀장
2002 ~ 03 :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
2003 ~ 04 :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2003 ~ 04 :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2004 ~ 07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7 ~ 2009 : 제5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2009 ~ 13 :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2013 ~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
2017.09 ~ 현 : 한국산업은행 회장

글로벌 IB로 성장할 충분한 자산 갖고 있어 
  새로운 산업과 기업에 대한 발굴, 육성은 지난 60~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산업은행이 노력을 기울여 온 분야이지만 앞으로도 선도적으로 추진해야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구조조정이 시장을 위한 안전판이라면 신산업과 기업에 대한 발굴과 지원은 우리경제의 미래를 위한 성장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차세대 리더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역량을 점검하고 이를 위해 지원에 대한 범위와 규모의 확대, 유니콘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펀드 및 투융자 규모를 대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과 신산업지원을 위한 정책적인 측면의 강화와 함께 산업은행 자체의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대외경쟁력은 취약하며 기업금융 분야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그동안 기업금융 분야에서 특화된 경험을 쌓아왔으며, 이런 경험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IB로 성장할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산업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바로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한반도 신경제시대에 대한 금융기관으로서의 대비도 중요하다. 한반도 신경제시대가 도래할 경우 적어도 초기 10년 정도는 우리 금융기관들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때 위험부담이 매우 큰 만큼 시중의 상업은행들이 이를 담당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위한 기초를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기업구조조정과 신산업육성은 시장이 잘 작동한다면 산업은행이 개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그때가 되면 산업은행도 민영화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최소 20년 정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맡다보니 자체로는 애로사항이 많다. 간단히 생각해도 정책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은 결국 은행의 경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는 은행의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간 산업은행이 부실기업 지원과 처리에 대한 종합창구 역할을 하면서 구조조정과정에서 약 4조 5천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은행 경영에 엄청난 부담이 되었으며 BIS 비율을 정부 지원없이 지키기 위해 약 8조원의 출자전환 벤처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기업의 부실은 경영주의 방만한 경영, 정부의 정책이나 사회구조 등 복합적인 상황의 결과물이지만 누군가가 구조조정을 진행해 정리해야 경제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부담이 크지만 산업은행이 기왕에 맡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부실기업에 대한 적정한 지원과 구조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감아 업무를 추진하겠다. 이 부분과 관련해 지난 1년간 사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지만 나름의 성과도 있었고 상황도 다소 안정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 경쟁력 강화는 우리경제의 미래
  산업은행은 구조조정만 하는 곳이 아니며, 구조조정은 부수적인 업무일 뿐이다, 기업금융을 잘 알고 정부의 정책취지에 맡게 업무를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도 구조조정 업무는 중요한 업무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제는 구조조정은 시장을 넘겨야 하는 업무인데 시장은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다.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등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회생법원에 대한 제도 정비가 미흡하며, 거대기업의 부실은 우리 시장 자체로는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를 통해 간단히 살펴보자. 아시아나의 경우 전형적인 부채만도 3조원에 달했다. 이중 금융기관의 부채가 1조 정도로 산업은행이 3000억, 기타 금융기관의 합계가 6~7000억원 정도였다, 나머지 2조원은 시장을 통해 조달했다. 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지원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여타 금융기관들은 관심이 없으며, 회사채 등을 통해 조달한 시장의 경우는 더더욱 행동 주체가 없다. 여기에다 기업 자체의 구조조정이나 금융기관 부체에 대한 출자전환도 한계에 봉착했다. 따라서 시장을 통한 해결을 유일한 출구로 잡고 매각절차에 나섰다. 매각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에게도 부담이 컸지만 다행히 성공했다. 만일 실패했다면 법정관리 등을 통해 부채를 경감해야 할 것인데 이 경우 우리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가 너무 크다. 
  산업은행의 경쟁력 강화는 바로 우리경제의 미래와 연결될 수 있다. 산업은행의 경쟁력 강화는 내부적으로 변화와 혁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잘되면 우리경제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금융기관들의 글로벌 진출이 많이 늘었는데 여전히 경쟁력이 없고 준비가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 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해외투자시장에서 한국투자자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봉 노릇을 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들이 특화된 기능이 없으며 여전히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은행들은 나름의 특화된 분야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협의하고 협조하면서 경쟁력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반드시 필요하며, 산업은행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 장래 산업은행의 민영화 이후 모습은 기능이 특화된 IB은행으로 발전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은 글로벌이다. 돈벌이는 그곳에 있다. 우리는 시장이 없는 부분에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지속성장을 견인하는 선진형 정책금융기관을 미션으로 삼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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