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력 1951년 8월 경북 영천생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노동인권회관 소장 신한국당 대표위원 특별보좌역 제16,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제 1사무부 총장/기획위원장 대외인사영입위원회 위원장/ 공천심사위원장 2006. 7~현재 제32대 경기도 도지사 2007년 포브스 품질대상(공공혁신부문) 2006년 국회출입기자단 선정           약속 잘 지키는 국회의원 1위 2006년 국회출입기자단 선정           일 잘하는 국회의원 1위

언론계 중진들을 모시고 경기도의 현안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데 감사드리며 그동안 지사로 재임하면서 느껴 온 바를 간략히 설명드리겠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의 인구 집중 등을 이유로 각종 규제정책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경기도가 갖고 있는 천혜의 경쟁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가운데 위기감을 더해가고 있는 대북관계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지난 3월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을 다녀왔다. 바로 프롤로지스라는 세계 최대 물류회사로 지난해 투자유치를 시도하다 금융위기로 실패했던 회사다. 그동안 회장이 바뀌었는데 콜로라도 본사에서 우리가 묵고 있는 샌디에이고까지 날아온 그는 가장 먼저 북핵, 미사일 등에 대한 우려를 피력했다.

그래서 설명했다. 우리는 지난 100년간 망국, 식민지, 분단, 전쟁 등을 겪었지만 그 기간동안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최고의 성장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도 지난 60년대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찾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일본보다 오히려 앞서 있어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달후에 MOU체결을 했다. 이는 프롤로지스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재투자를 결정한 케이스다.

실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지만 한국은 가장 저력 있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살려야 한다. 경기도는 자동차 산업이 가장 강하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연구단지인 현대차 남양연구소, 기아차 공장이 2개나 있으며, 쌍용차 공장도 평택에 있다. 자동차는 지난 70년대 모두들 안 된다고 했던 분야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하려 하자 당시 안병직 교수를 비롯한 서울상대 교수들이 다 안 된다고 했다. 자본, 기술, 시장 등이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영국 롤스로이스도 망하고 역사적으로도 할 수 없다며 학생들은 유신독재 연장을 위한 정책이라고 결사반대했다.

철강에도 반대했다. 광석이 나는 것도 아니고 기술, 돈이 있는 것도 아니며, 만들어서 팔 때도 없고 수출해도 한국 철광석을 누가 사주겠냐고 했다. 그 뿐인가? 창원공단 조성도 반대했다. 주력업종인 무기제조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우리 무기를 누가 사주겠냐고 했다. 그래서 다 반대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 주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1등을 없앤다”
두바이를 보자. 두바이가 지금 어렵다고 하지만 지난해 두바이를 갔을 때 버즈 두바이 600m빌딩을 삼성 사장 안내로 올라갔다. 얼마나 더 올라가냐고 물으니 세이크 모하메드가 세계 제일의 높이를 10년 이상 유지하게 지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세계 설계회사를 다 알아내 정보를 파악해 누가 따라오면 더 올라간다고 한다. 그래서 왜 그렇게 1등을 유지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1등을 안 하면 기네스북에서 지워지고, 그러면 가치가 없어진다고 한다. 고층빌딩은 공사비도 많이 들지만 유지비 등도 불리해 고층을 지어 1등을 못 하면 경제성 자체가 없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른 부동산 분양을 위한 상징적 쇼윈도 역할이라는 이야기다.

두바이 면적은 경기도의 1/2.5다. 인구는 1/6이다. 문맹률은 70%다. 또 사막밖에 없다. 경기도는 강만 2,700여개다. 한국에선 왜 고층빌딩을 안 짓느냐고 하니 공무원들이 도장을 안 찍어서 못 한다고 한다. 두바이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돛단배 호텔은 바다를 매립해 올렸다. 7성급 호텔이다. 반면 경기도는 5성급 호텔도 없다. 일산 킨텍스에도 5성급 호텔은 없다. 애를 쓰는데 현재까지 계약도 못했다. 두바이는 인구도 적고, 소득도 적은데 왜 7성급 호텔이 있느냐며 지배인에게 방을 보자고 했다. 방 202개가 다 스위트룸이다. 가장 큰 방이 235평인데 하룻밤에 우리돈으로 3,800만원이다. 이 방이 계속 차냐. 안 찬다. 안 차도 자기들은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 알아보니 이것도 부동산을 팔기 위한 쇼룸 개념이다.

두바이는 1등을 지향한다. 그래서 박물관을 가봤다. 역사가 없다. 대한민국 경기도에는 전곡선사유적지가 있다. 30만년 이상의 역사다. 일본에도 없다. 중국도 없다. 우리는 도로공사를 하다보면 선사유적이 나온다. 얼마 전에도 전곡 부근에서 1,800점의 유물이 나왔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가 있는데 우리는 1등을 전부 없앤다. 누가 대한민국을 좁다고 하는가. 경기도는 싱가포르보다 14.8배가 넓다. 대한민국은 148배 넓다. 홍콩보다 100배, 두바이보다 25배가 넓다. 이렇게 넓은 나라인데 땅 좁다고 한다.

▲ 포럼 참석자 명단 김광석 KBS 해설위원, 김기천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성기 국민일보 논설위원, 우득정 서울신문 논설위원, 민병문 헤럴드경제 주필, 박무종 코리아타임즈 대표,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실장, 박태욱 중앙일보 대기자, 변상근 중앙일보 논설고문, 온기운 매일경제 논설위원, 이도선 연합뉴스 논설실장, 차명진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남현 코리아헤럴드 주필, 최원근 기업앤미디어 주필, 추창근 한국경제 논설실장 (이상 가나다 순)

문제는 땅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린벨트 이야기를 좀 해보자. 세계에서 그린벨트는 우리와 영국밖에 없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그린벨트의 31%, 경기도 전면적의 11.9%다. 그린벨트를 다 풀어야 한다. 그린벨트를 풀면 되냐는 질문이 많지만 지금 그린벨트에는 ‘그린’이 없다. 산에는 그린이 있다. 산만 보호해줘도 우리 국토는 산이 65%라 그린이 유지된다. 그린벨트만이 아니다. 팔당은 단일 상수원으로 세계 최대다. 또 군사시설보호구역이 가장 많은 곳이 경기도다. 강원도가 아니다. 대한민국 미군의 90%, 육해공해병대의 70%가 경기도에 있다. 모든 병력이 집중돼 있는 DMZ 서부전선이 경기도로 연천 98%, 파주 93%, 김포 83%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그린벨트에 ‘그린’이 없다
인구밀도는 서울의 5%인데 과밀이라고 한다. 경기도는 인천보다도 과밀이 아니다. 과밀을 묶으려면 부산, 대구를 묶어야 한다. 수도권이라는 말로 서울과 경기도를 같이 취급하지만 같지 않다. 실제 경기도는 바다, DMZ, 산, 농촌 등이 많다. 농업진흥지역도 전국에서 4번째로 많다. 농업이 가장 발달됐고 소, 돼지 등도 가장 많이 키운다. 이런 것을 하나도 모르고 경기도를 서울과 동일시하며 각종 규제를 통해 공장설립을 막고 있다. 일례로 지사에 당선된 후 광명 기아차 공장을 찾았다. 1970년 8월에 공장을 짓고 있는 와중에 1년뒤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실 그린벨트를 살펴보면 안방은 그린벨트, 사랑방은 그린벨트가 아닌 경우가 많다. 당시 예산도 없고 하니 책상에 앉아 컴퍼스로 그은 것이다. 그래서 이 꼴이 났다. 잘못된 것을 고쳐달라고 안 했냐고 하니 대기업 특혜, 도미노론 때문에 안 해준다고 했다. 이 공장은 3개 건물이 불법이다.

한동안 이 공장 주력생산품인 ‘프라이드’가 잘 나갔다. 그런데 증설을 할 수가 없다. 그린벨트로 묶이면 건폐율, 용적률이 제한된다. 직원들이 주차할 공간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기서 만든 차는 30분 몰고 내려가 안산에 댄다. 그리고 내수는 평택항으로 간다. 공장 주변에 땅이 많은데 왜 차를 몰고 돌아다니는가. 기름 낭비하고, 원가 올라간다. 하지만 안 풀어준다. 공장 주변에 농토가 많은데 안 된다고 한다. 그 땅에서 1등품 쌀이 나오겠는가. 그래서 화성으로 공장을 옮겼다. 좋은 땅 놔두고 간 것이다.

이천 하이닉스에는 2만명이 일하고 있다. 이 안에 주차장이 있는데 항공사진을 찍어 자연보존권역인 밭을 공장용도로 쓴다고 지적을 받아 아스팔트를 걷고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다. 공장 증설이 안 되는 이유는 구리배출업체라 상수원지역 입지금지라고 한다. 그런데 구리는 핸드폰 안에도 있다. 실내전선, 노트북 등에 다 들어 있다. 하이닉스 사무실 공기 중 구리농도를 측정해 보니 공장 배출수 구리 농도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다. 하지만 환경부는 구리가 아무리 극미량이라고 해도 물벌레 유충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를 이유로 안 된다는 말 뿐이다.

하남의 이야기도 해보자. 하남에는 한강유역청이 있다. 한강유역청에서 밖을 내다보면 전부가 그린벨트인데 그린은 없고, 비닐하우스, 창고, 쓰레기 벨트다. 나무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 하남은 아름다운 한강이 있고 뒤에 남한산성이 있다. 나무 심고 컨벤션센터, 메디칼센터 해놓고 골프장, 숲, 산책로 만들어 놓으면 환상적이다. 그런데 이곳을 그냥 방치하면서 그린벨트라고 한다.

나온 김에 이야기를 더해 보자. 얼마전 STX 강덕수 회장을 만나 왜 중국에 조선소를 지었냐고 물었다. 그는 진해공장 5,000평을 늘리는데 10년이 걸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진해도 그린벨트가 있다. 그린벨트 푸는데 6년, 양식하는 어민들 설득에 2년, 건물 짓는데 2년해서 10년이 걸렸단다. 안 되겠다 싶어 중국을 가니 6개월만에 150만평을 매립해 공장 건설하도록 허가를 내줬단다. 더구나 SOC 다 깔아주고 장기 저리로 6억달러까지 빌려줬다. 강 회장은 “why not?”이라고 했다. 안 갈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STX공장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이같은 문제점들은 통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07년 아시아 47개국 외자유치 순위를 보면 중국이 1등이고 우리는 저 아래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빠져나가는데 들어오진 않는다.

이젠 중국이 빨리빨리, 한국은 만만디…
연천에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한센촌이 있다. 경기도에 한센촌이 12개다. 연천 한센촌이 위치한 곳은 원천적으로 공장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경기도 북부는 1998년에 한탄강 물고기가 폐사되는 사건으로 입지금지가 됐다. 한강환경유역청 고시로 10년동안 공장은 들어올 수가 없다. 하지만 서울 등에서 무허가 공장으로 지정되면 갈 곳이 없다보니 이곳으로 몰려온다. 이런 무허가 공장들은 연천, 양주, 포천 등 나환자촌에 다 있다. 그러니 물은 계속 더러워지고 있다. 공업단지로 지정이 안 되면 공업용수 안 들어오고, 도로 안 닦아주고, 전기료 할인이 없다. 이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 이들은 세계 최고의 섬유편집단지를 만들었다. 아무도 안 도와주고 고발만 당하는데 어떻게 1등이 됐냐고 하니 노조가 없고, 아무리 소량 주문이라도 바로 납품해 그렇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