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언론인포럼

▲ 김송웅 사장 약력
42년 서울생
경기고 / 한국 외국어대 졸
68.3 / 한국재보험공사
78.6 / 한국수출입은행 홍콩사무소장
92~2004.4 / 한국수촐보험공사
2004.5~현 /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해상보험은 일종의 도박 게임에서 시작됐다. 런던 템스 강변의 찻집에 모인 사람들이 화물을 싣고 떠나는 배들의 무사 귀환을 놓고 돈을 걸며 게임하듯 시작된 것이 오늘날 해상보험의 시초가 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출보험공사는 수출과 관련한 보험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공사가 취급하는 수출보험은 확률에 근거한 대수의 법칙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반보험과는 상이하지만 위험을 담보한다는 근본적인 면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지난 7월 7일로 창립 14주년을 맞은 수출보험공사는 그동안 질과 양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73조원의 지원 실적을 올려 전체 수출의 20%정도를 수출보험으로 지원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올 6월에는 세계 유수 언론기관으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수출보험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세계 63개국 77개 수출보험기관 가운데 5위로 발돋움 했다. 또 정부로부터 2년 연속 경영평가 1위 정부산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이런 결과는 평소 공사 임직원 모두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꾸준한 자기개발을 이뤄온 때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쉬지 않고 변화하는 만큼 가만히 있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보다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사장으로서 임직원들에게 항상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출보험은 한마디로 우리기업이 수입자로부터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여 입게 되는 손실을 폭넓게 보상함으로써 수출을 촉진하고자 하는 비영리 정책보험제도다. 공사는 여기에 더해 수출금융을 제공한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대지급함으로써 수출금융을 촉진하는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보험제도는 WTO 체제에서도 용인되는 유일한 수출지원 정책 수단으로 세계 63개국에서 수출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말한다면 수출보험제도도 일종의 수출보조정책으로 볼 수 있지만 중장기 자본재 일부 품목과 요율 규제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5위 수출보험기관으로 도약
수출이라면 자칫 물건을 배에 실어 내면 그만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계약의 상담에서 시작해 원료의 조달, 제조, 선적, 추심, 대금 수령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모두가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수출보험의 영역도 이러한 전 과정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공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왔으며, 수출 전 단계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실 공히 ‘종합수출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수출보험공사는 11개 종목의 보험과 2개의 신용보증, 그리고 신용조사와 해외미수수출채권 추심대행 서비스를 통해 수출업체들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지원 업무의 핵심을 이루는 11개 보험에는 2년 이하 소비재 수출을 주 대상으로 하는 ‘단기수출보험’과 2년 이상 자본재 거래를 주 대상으로 하는 ‘중장기 수출보험’ 등 8개의 보험이 있다. 또 환율 및 이자율 변동위험을 담보해 주는 ‘환변동보험’과 ‘이자율변동보험’, 국산부품과 소재의 결함으로 인한 손실을 보장해 주는 ‘신뢰성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환변동보험’은 연평균 지원실적 증가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입 시 약정된 보장환율을 기준으로 일종의 환 헤지 기능을 가진 환변동보험은 지난해 12조3000억원이 지원되었으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환위험 방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공사는 ‘환위험 컨설팅센터’ 운영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한 이용절차로 이를 중소기업을 위한 환위험 관리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점에 착안해 환변동 보험에 대해서는 계약체결한도를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환변동보험’의 유용성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활용도는 전체 수출액의 5%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셈이다. 앞으로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사는 이외에도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수출기업의 금융기관 융자금 상환을 보증하는 수출신용보증제도와 수입자 신용조사제도, 해외 미수수출채권 추심대행 서비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2005년 전체 수출의 20.1% 지원
수출보험과 관련한 업무는 지난 68년 말 제정된 수출보험법에 근거해 대한재보험공사(69~76년)와 한국수출입은행(77~92년)이 운영해 오다 지난 92년 7월 7일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설립되면서 업무영역과 규모가 확대되어 왔다. 이후 수출보험공사는 수출보험 업무의 자율성 강화와 수출지원 기능 확대 등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결과 이제는 임직원 407명, 국내지사 15개, 해외지사 9개를 운영하는 상당한 조직으로 발전했다. 특히 IMF 위기 극복과정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기업들의 위기극복에 일조하기도 했다.

▲ 포럼 참석자 명단
김광석 KBS 해설위원, 김기천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성기 국민일보 논설위원, 김성호 문화일보 논설위원, 민병문 헤럴드 경제 주필, 박무종 코리아 타임즈 대표,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실장, 변상근 중앙일보 논설고문, 온기운 매일경제 논설위원, 이규민 동아일보 대기자, 이상일 서울신문 국장, 유재철 세계일보 주필(전), 최남현 코리아헤럴드 주필, 추창근 한국경제 논설위원, 홍은주 MBC 해설주간, 최원근 기업 & 미디어 주필

수출보험 지원 실적은 공사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92년 당시 1조8000억원(이용률 3.0%)에 불과하던 수출보험 지원 실적은 2005년에는 73조 2천억원을 기록해 설립 이후 최고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의 20.1%를 지원하는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지원 실적은 규모면에서 ‘세계 5대 수출신용기관’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92년 공사 설립 당시 1조 8천억원에 불과하던 지원규모가 2005년 73조 2천억이라는 천문학적 규모로 증가한 데에는 특별한 요인이 있다. 공사는 그동안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환변동보험 등 고객지향적인 상품개발, 개도국 지원확대 등 수출보험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물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출보험 이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수출기업들 사이에 확산된 것도 수출보험 지원 규모를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수출보험공사는 중소기업 지원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결과 전체 지원 실적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상회한다. 지난 2005년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 총액이 32조 9천억원으로 전체 지원 규모의 45%를 차지했을 정도다.

공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우대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험료 15% 할인 ▲부보율 97.5%로 우대(대기업은 95%) ▲유망중소기업 한도 책정 우대 ▲보험금 가지급비율 80%로 우대(대기업은 60%) ▲수출신용보증 지원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중소수출기업의 미회수 수출채권 회수대행업무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중소수출기업의 채권관리 부담 해소와 국익보호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사항으로 2004년 실시이후 총 390여건에 1401억원의 수임고를 올리기도 했다.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신용정보자료 또한 자랑할 만 하다. 공사는 국내 최대인 14만 9천여개의 해외수입자 및 2만 천여개의 수출자 신용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243개국의 국별 신용도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또 세계 40여개국 67개 신용조사기관과의 광범위한 업무제휴를 통해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의 지속적인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신용조사 네트워크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해율, 경영수지도 갈수록 개선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출보험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수출신용정보센터 를 통해 회원 업체들에 제공되고 있다.
손해율과 경영수지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의 특별지원시책에 따라 급증했던 보상실적은 2000년을 정점으로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5년의 경우 실질손해율은 79%로 전년(112%)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실질손해율이 하향 안정화 되고 있는 이유는 수출보험 지원확대에 따른 보험료 수입증가와 채권관리기능 강화에 따른 회수금 증가,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지급보험금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다 외환위기 극복과 관련해 특별히 지원됐던 보험금 지급 마무리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수입보험료보다는 지급보험금이 많지만 회수금도 늘어 전체 수지기반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손해율을 110~120% 내외로 운영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제 사업수지를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 지원실적 증대 및 리스크 관리를 통한 손실감소에 힘입어 2004년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전체 사업수지는 2년 연속 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크게 늘어 2004년 369억원이던 이익 규모는 2005년 703억원으로 늘었다. 또 수출보험의 기금규모도 2005년에는 1조7927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 경영평가 2년 연속 1위 영예
사업수지가 개선되면서 외부기관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기획예산처로부터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 1위, 3회 연속 기금운용평가 사업운영부문 1위, 혁신수준진단 우수기관 선정 등의 영예를 누렸다. 또 중소기업주간 행사에서는 중소기업지원 우수단체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기획예산처부터 2년 연속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 1위 , 기금운용평가 1위(사업운영부문은 4회 연속 1위)에 올랐으며, 감사원으로부터 감사활동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평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영국의 유력 금융그룹 유로머니 계열인 세계적 무역금융지 ‘Trade Finance’가 선정한 ‘2005년도 Best Trade Insurer in Asia’와 'Deal of the Year'를 수상하기도 했다. ‘Best Trade Insurer in Asia’는 전 세계 800여명의 금융인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무역거래 관련 보험인수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기관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상이다. 또 'Deal of the Year'는 그 해의 가장 혁신적인 무역거래를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이다.

수출보험공사는 변화와 혁신을 모토로 임직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결과 상당한 결과도 시현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나은 수출지원을 위해 여전히 할일은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판단에 따라 수출보험공사는 2006년 경영목표를 ‘고객만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스템 혁신’으로 정했다.

또 이를 위해 ▲IT, 조선 플랜트 등 주요 수출산업 지원강화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맞춤형 지원강화 ▲해외자원 개발확대를 위한 포괄적 지원기능 강화를 중점과제로 정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한 프로세스 혁신 ▲신뢰받는 공기업 구현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 등을 중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6년 지원 규모를 전년대비 12% 증가한 82조원으로 설정하였으며, 중장기 수출보험은 24.2% 증가한 2조 4천억원 지원 목표로 설정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참석자 질의 응답

이규민(동아일보) 수출보험공사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기관의 성격상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공익성과의 균형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김사장 수출보험공사는 지난 2004년 사상 최초로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이래 2년 연속 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이익 규모도 늘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공익성은 공사가 추진해야할 중요한 대목 가운데 하나인 만큼 수출보험공사가 대규모 이익을 냈다는 것은 일견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사가 올린 이익은 손해율이 낮아진 이유도 있지만 회수금과 투자이익 증가에 따른 것이다. 손해율은 여전히 100%를 넘고 있으며, 지원실적 또한 큰 폭으로 중가하고 있어 공사가 수출촉진이라는 공익성에 치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수출보험을 통해 원활한 수출 촉진에 기여한다는 공사 설립의 취지에 맞춰 앞으로도 공익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목표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가겠다.

변상근(중앙일보) 수출보험도 공격적인 수출마케팅을 도울 수 있어 엄밀하게 말한다면 수출보조정책의 하나다. 앞서 WTO도 수출보험을 용인하고 있다고 했는데 총량한도 등에 대해서도 규제가 전혀 없는가.
김사장 수출보험과 관련한 직접적이고 구체적 규제조항은 없다. 단지 OECD가 약간의 규제성 기준을 갖고 있다. OECD는 장기적 수지균형과 공정경쟁이라는 큰 틀에서 중장기 연불금융의 이자율과 중장기 수출보험의 요율 등에 대해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을 두고 있다. 따라서 손해율이 너무 높으면 보조금으로 지적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OECD의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신사협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박시룡(서울경제) 세계 63개국에서 77개의 수출보험 관련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민간기관이 운영하는 경우는 없는가.
김사장 중장기수출보험을 취급하는 기관은 대부분 정부 산하 기관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단기수출보험의 경우는 일부 민간기관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온기운(매일경제) 수출보험 부보의 경우 적성국가와의 거래는 여전히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개성공단은 대상이 되는가.
김사장 수출보험이 성립되려면 계약 등 관련 인프라가 먼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개성공단의 경우 이러한 기초여건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공사로서야 당연히 보험을 받을 의향이 있지만 사전 인프라 문제로 아직은 불가능하다. 개성공단의 경우는 특히 앞으로 한미 FTA와도 연관이 있어 좀더 두고 볼 문제다.

박시룡(서울경제) 환변동 보험은 상당한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체 수출규모에 비해서는 그 활용도가 낮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김사장 근본적으로 환변동보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본다. 환변동보험은 현재 환율 하락의 경우 위험을 보상해 주는 반면 환율이 올라 차익이 생긴 경우는 기본적으로 이를 환수하는 구조다. 말하자면 보험의 성격과 위험 헤지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에는 수출자가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약할 수 있 개선했지만,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환변동보험의 특성을 충분히 알려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환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