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화 사장 약력     ● 1947년 경기 화성 출생     ●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 코트라 총무처장ㆍ기획실장         무역진흥 본부장ㆍ부사장     ● 한국국제전시장(KINTEX)         대표 역임     ● 2005년 4월 코트라 사장(現)

코트라는 지난 1962년 당시 국가적 목표였던 수출입국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줄곧 우리의 수출 현장에서 해외 시장 개척과 무역 정보 제공 등 무역 진흥 활동을 전개하면서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98년부터는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 무역과 투자 양면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다.

코트라는 현재 해외 74개국 102개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이 입수한 해외 시장 정보는 무역 투자 정보와 해외 무역관별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이 가능하다. 이들 자료는 코트라의 종합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도 제공되고 있다. 최근 코트라는 해외 무역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성과가 실시간으로 평가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러한 평가 시스템은 정부로부터 경영 혁신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다. 훌륭한 경영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는 미흡하며, 이미 실행하던 주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 구조와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코트라 자체 사업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트라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 전반에 보다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수동적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자세를 바꿔 시장 지향적인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품 아웃소싱 수출 지원에 관심
급변하는 세계 무역 통상 환경에 발맞춰 지난해 10월 고객의 수요와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산업별·기능별 벨트 사업을 출범시킨 바 있다. 이는 특화 분야에 따라 국내외 무역관과 본사 사업 부서가 하나의 벨트를 구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고객 만족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에는 무역협회와 상호 장점을 살려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업무 협조 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투자 유치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노총과도 손을 잡았다.

코트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간단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코트라의 주요 사업은 지사화 사업, 해외 시장 조사 대행, 해외 세일즈 출장 지원, 수출상담회, 국내 전시회 및 해외 박람회, 정부 전략 사업 지원 등 크게 7개로 나눠진다. 이들 사업에 더해 외환 위기 이후 시작된 외자 유치 사업도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다.       지사화 사업이란 해외 무역관이 해외 시장 정보 수집 및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수출 기업의 해외 지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해외 판로 개척 활동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05년 12월 현재 참가 업체가 1631개에 이를 정도로 업계의 호응뿐 아니라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해외 시장 조사는 업체로부터 조사를 의뢰받아 해외 무역관을 통해 바이어와 해외 시장 동향을 조사해 주는 유료 정보 서비스다.

코트라는 조직의 특성을 활용, 해외 비즈니스 출장 지원도 하고 있다. 해외 세일즈 출장 지원 시비스는 해외 무역관을 통해 바이어와의 상담 주선, 호텔 예약 등을 지원한다. 수출상담회란 한국 상품의 수입을 희망하는 구매단 또는 개별 바이어의 방한을 유치해 국내 업계와의 수출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또 지방자치단체, 수출 유관 기관(조합·협회 등)들과 공동으로 중소·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세일즈단을 구성해서 파견하는 시장개척단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코트라는 그동안 정부 전략 사업 지원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정부 전략 사업 지원에는 부품 아웃소싱 수출 지원, 플래티넘 수출상담회, 일류화 상품 시장개척단, 유럽공동물류센터 운영, 기계·플랜트 수출, 정부 조달 시장 진출 지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사업 가운데 코트라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부품 아웃소싱 수출 지원 사업이다. 최근 원가 절감, 완제품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 아웃소싱은 범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품 아웃소싱 수출 지원 사업은 약 1조7천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 부품 아웃소싱 시장에 우리 수출 기업이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코트라는 지난 2003년부터 부품 아웃소싱 참여 사업을 핵심 마케팅 사업의 하나로 선정,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 4월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코리아 오토 플라자(KOREA AUTO PLAZA)에선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GM 및 관련 대형 바이어 3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LG화학·한라공조 등 국내 유력 자동차 부품 기업 85개사와 전시 상담회 및 현지 설명회를 개최, 총 상담액 13억800만달러(계약 추진액 1억1700만달러)라는 좋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GM측의 반응도 좋아 GM 구매 총괄 부사장인 보 앤더슨이 직접 참석해 국내 9개사로부터 프리젠테이션을 받은 것을 비롯, GM 구매본부의 바이어들과 엔지니어들도 대거 참석했다.

‘인베스트 코리아’ 발군의 실적
외환 위기 이후 시작된 투자 유치 사업은 현재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출과 무역 진흥’을 위해 구축된 코트라의 해외 네트워크망이 외국인 투자 유치(FDI)에 적극 활용되면서 외자 유치의 숨은 공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8년부터는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 무역과 투자 양면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코트라는 지난해에만 41억2200만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국내 전체 실적(94억3000만달러)의 43.7%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코트라는 잠재 투자가 발굴, 유력 투자가에 대한 지원과 사후 관리 활동 등을 통해 투자 유치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3년말에는 기존의 ‘외국인투자유치지원센터’를 외국인 투자 유치 전담 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Invest Korea)’로 확대 개편,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 각 부처 파견자와 분야별 전문가 등 89명이 활약하고 있는 이곳에선 외국인 투자가 발굴과 지원, 사후 관리 활동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국내에 진출한 외투 기업 중 지난해 인베스트 코리아의 고충 해결로 증액된 투자금만도 14억달러에 달할 정도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디스플레이용 기판 유리 분야에서 세계적 위상을 자랑하는 독일의 스코트 글라스는 일본 쿠라모트사와 합작으로 충북 오창 산업단지에 4억7천만달러 규모의 7세대 TFT-LCD용 특수 유리 제조공장을 착공했다. 이 투자의 파급 효과는 고용 인원 1000명, 연간 간접 생산 유발 효과 2200억원, 세수 증대 430억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랑 같지만 이 투자 유치의 성공은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의 4년여에 걸친 투자가 발굴과 지원, 사후 관리 활동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데 기인한다.

세계 각국에 국내의 투자 환경을 홍보하고 투자 환경 개선 활동을 하는 것도 코트라 몫이다. 코트라는 지난해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당시에도 투자 환경 설명회를 개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e-Bay의 아·태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모두 12개 외국 기업으로부터 5억1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인베스트코리아는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 2월에는 국제적 통상전문가인 정동수 전 미국 상무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영입, 앞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된 투자 유치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 포럼 참석자 명단  김광석 KBS 해설위원, 김기천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성기 국민일보 논설위원, 김형석 연합뉴스 논설위원, 민병문 헤럴드경제 주필, 박무종 코리아 타임즈 대표,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실장, 변상근 중앙일보 논설고문, 온기운 매일경제 논설위원, 이규민 동아일보 국장, 이상일 서울신문 부국장, 유재철 세계일보 주필, 최남현 코리아헤럴드 주필, 추창근 한국경제 논설위원, 홍은주 MBC 해설주간, 최원근 기업&미디어 주필

투자 유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근에는 한국노총과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 협력을 약속하는 협정(MOU)도 맺었다. 그동안 사용자나 정부가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겨냥해서 펼쳤던 외자 유치 노력에 노동계가 협력했던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단발성 행사에 그쳤을 뿐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18일 코트라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 협력’을 약속하는 협정을 맺었다. 두 기관이 손을 잡은 것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라는 대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와 전략적 업무 제휴도
물론 코트라와 한국노총의 공동 협력 협정을 놓고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재계 및 노동계 주변에선 고개를 끄덕이는가 하면 또다른 한편으론 갸우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도 주변에서 한국노총이 코트라와 손잡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데 대해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또 일부에선 노조가 왜 그런 일까지 하느냐며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MOU 체결 이전부터 이 위원장은 코트라가 요청하는 직간접적인 협력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국 하면 ‘강성 노조’를 떠올리는 외국 자본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 때 전향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는가 하면, 지난해 일본과 미국에서 개최한 투자 환경 설명회에는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번 MOU는 아예 이러한 협력 움직임을 공식화하자는 공감대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확신한다.

코트라는 최근 민간을 대표하는 무역 진흥 기관인 한국무역협회와도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코트라와 무협은 지난 4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효율적인 중소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한 공동 협력 사업 추진을 골자로 하는 ‘무역 진흥 및 중소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식에는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 협약서에 담긴 상호 협력 정신이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두 기관은 첫번째 공동 사업으로 6월에 열리는 독일 월드컵축구를 활용한 해외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세계 일류 상품 월드컵 무역사절단’을 공동 파견키로 했다. 오는 11월에는 정보기술(IT) 강국 인도와 APEC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에 ‘인도-베트남 무역투자사절단’도 공동 파견하는 한편, 인도 뭄바이에서 코트라 주관으로 열리는 ‘세계 일류 한국 상품전’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력 교류 차원에서 코트라 해외 무역관에 무역협회 인력을 파견하고, 무역협회 워싱턴센터에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이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참석자 질의 응답
 
박시룡(서울경제) 코트라의 수출 첨병 역할은 충분히 인정된다. 하지만 여건이 바뀌었다.  코트라는 일본의 제트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제트로의 상황은 지금 어떠한가.
홍기화 사장 제트로는 이제 수출 촉진보다는 통상 마찰 완화를 위해 수입 촉진 업무로 돌아섰다. 말하자면 수출보다는 수입에 관심을 갖는다. 코트라가 제트로를 벤치마킹한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다. 제트로도 공기업 혁신 도중에 코트라를 흉내내 인베스트 저팬(INVEST JAPAN)도 만들었다. 코트라의 혁신 업무도 많이 모방한다. 하지만 여전히 구식인 데다 종합적으로 조직을 통제, 관리하는 그룹웨어도 없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선 것도 많다. 이들은 주로 수출과 해외 사업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수출에도 관심을 가져 아세안 국가와의 FTA 등 정부가 할 수 없는 전략적인 일에 집중하고 있다. 코트라 역시 정보 축적 수준 등으로 볼 때 단순한 사업보다는 좀더 큰 차원에서 세계 시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수익 사업을 위한 고객 집중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큰 차원의 일을 놓친다는 측면도 있다.
 
변상근(중앙일보) 제트로는 국가 정보 기관의 역할을 한다. 정보 능력도 대단하다. 코트라도 앞으로는 이와 같이 산업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
홍 사장 전적으로 공감한다. 코트라는 지금 내과적 치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트라는 산업 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네트워크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윈도(GLOBAL WINDOW)라는 종합정보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수집된 방대한 정보들을 상품별, 나라별로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사기 앙양과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목표를 주고 억지로 하는 정보 보고는 지양하고 있다. 8월말경이면 이러한 종합정보시스템이 완성될 예정이다.

민병문(헤럴드 경제) 코트라 직원들이 해외에서 국내 손님들을 안내나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교부 심부름꾼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 사장 자주 듣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을 잘 알지 못해 나온 지적이기도 하다. 100여개 무역관의 위상은 나라별로 다르다. 실제 이들 나라 가운데는 외교관 신분이 아니면 진출이 어려운 곳들도 많다. 51개 무역관의 경우 법적으로 외무부에 속해야 한다. 코트라의 법적 위상이 국내에서도 정확치 않다.  따라서 활동을 위해 외교부와의 협조는 불가피한 면이 많다. 물론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조직 거점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가까운 장래에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이상일(서울신문) 코트라의 자산은 인력인데 해외 근무는 순환 근무인 경우가 많다. 인력이 재산인데 3년 순환 근무는 문제다. 이래서야 전문가 시스템의 정착이 되겠는가.
홍 사장 공감한다. 일본, 중국 등 일부 국가는 전문가가 정착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선 문제가 있다. 특히 외자 유치와 관련해 어려움이 있어 최근 코트라에 투자직을 신설, 직종을 전문화하고 있다. 실제 해외 근무자들의 경우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해외 진출과 지역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으며, 전문화는 그 다음 관심사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전문가가 되면 우대받는 방식을 고려중이다. 해외 무역관에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쉽지가 않다. 앞으로 지역 전문가 양성에 더 힘을 쏟겠다.

김성기(국민일보) 예산이 적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걱정된다. 
홍 사장 코트라는 잘 알고 있듯이 방대한 해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에 예산은 상대적으로 적어 사업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연간 13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배정되지만, 실제로 집행하다 보면 해외 조직 운영과 인건비 등으로 대부분이 나가고 사업 예산은 1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키 위해 자체 수입 사업에 열중해 1년에 4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