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최근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정보화ㆍ세계화 시대를 맞아 각 지방의 특색을 살린‘특화’가 바로 경쟁력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진선 강원 지사는 최근 중견언론임 모임인 시장경제언론인 포럼에 참석해 “두바이프로젝트에서 보듯 리더의 상상력이 지역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사를 맡을 당시 강원도는 소외, 한계, 푸대접 의식이 팽배해 있었지만 이를 바꾸기 위해 강원도를 전국화하고 세계화하는 전략으로 큰 틀을 잡았다.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작업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며 지방분권화의 중요성에 더해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지사의 발언요지를 옮겨 싣는다.  <편집자주>

▲ 김진선 지사 약력 1946년 강원 동해 生 북평고/ 동국대/ 관동대 행정학 명예박사/ 강원대 정치학 명예박사 제15회 행정고등고시(74년) 합격 강원 홍천/강원 기획담당관/영월 군수 내무부(법무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교부세과장, 재정과장) 강릉 시장/강원 기획관리실장 내무부 지방행정연수원 교수부장 경기 부천시장 강원 행정부지사(95~98년) 32~34대 강원도지사(98년~현재) 동국대,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 겸임교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2006년 8월~현재)

오랜 기간 도지사로 일하면서 일선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중앙의 시각이 아닌 지방의 시각으로 느낀 점 몇 가지와 2014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95년 지방자치를 시작할 때 반대론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중앙 정치에 예속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아무나 나서서 행정의 난맥상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 시도지사만 선거로 뽑고 나머지는 다 임명제로 해야 된다, 공천제를 없애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다.

나는 그때 그렇지 않다는 반박을 했다. 그 근거로 정당공천으로 정당소속이 되었어도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절대로 중앙정치에 예속될 수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또 지방자치는 시민관리사회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에 지역의 주체인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 있고, 언론과 연관기관 등 지역자체 통제장치가 작동하기 때문에 행정의 난맥상을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예측대로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중앙정치의 예속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또 행정의 난맥상도 생각보다는 적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의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지방자치를 보는 시각이나 판단기준을 다른 측면에서 봐야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수십년, 또 기반까지 합쳐보면 수백년이 된 외국의 선례들도 봐야 한다. 또 직접 해 보면서 장점과 단점 중 어느 것이 더 많은지 비교하는 시각으로 봐야 된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중앙에서 무엇을 하라고 할 때 그 지침을 아주 구체적으로 내려 보내 지방에서는 그대로 시행만 하면 되었을 정도였다. 이른바 지침 순응형·법규 귀속형 행정이었지만, 지방자치를 하면서 이런 것이 없어졌다. 이제는 도지사나 시장군수들도 위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주민의 눈치를 보게 됐다.

또, 지난날에는 지역단위에 안정성이 전혀 없었다. 6개월, 1년 단위로 시장 군수를 전부 바꾸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4년 동안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틀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어 주체적인 행정과 창의적인 특성화 행정이 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상상할 수 없는 아이디어들을 내어 일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커다란 장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굳이 단점을 얘기한다면, 주민의 눈치를 너무 보다보니 자치단체장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끌려가는 경향들이 나타난다. 즉 선택의 문제를 합의의 문제로 끌고 가려는 경향이 있다. 또 지방자치제이긴 하지만, 국가나 도, 시군 간에 수직적으로, 또 수평적으로 연계, 통합, 조정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너무 자기 자치단체 위주로 가다 보니 좀 떨어진다. 그리고 지역주의가 강해 이른바 NIMBY나 PIMFY 이런 현상들도 많다.

현재 상태에서 지방자치를 평가해 보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으며, 일단 연착륙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꼭 판단기준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제도적으로 완전한가, 지방자치를 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장치가 되어 있느냐 하면 그렇지 못하다. 재정제도, 권한관계 등 모든 면들이 아직은 충분히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는 장점이 많다. 중앙의 시각에서 가끔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것 같은데 장점이 많으면 장점을 살려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추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정치권, 중앙정부, 중앙언론 등은 이런 점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줄 필요가 있다.

주민 눈치 너무 보는 게‘옥의 티’
최근 들어 지방분권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지금은 분권화·정보화·세계화 시대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점에서 분권문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가정에서부터 한 지역사회, 한 조직, 나라 할 것 없이 어느 누가, 어느 한 곳에서 모든 것을 다 쥐고, 지휘하고, 컨트롤하고, 조정하고, 통제하고 이렇게 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런 측면에서 분권은 필연적이다. 수직적으로도 분권을 해야 되고, 수평적으로도 분권을 시켜 줘야 한다. 권한을 이양해 주고, 책임을 맡겨 주고,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켜 주고, 창의를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김영삼 정권 때도 그랬고 역대 정부들이 다 분권을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시도지사와의 오찬에서 경찰자치, 교육자치 이 두개를 반드시 실시하겠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 슬그머니 교육자치는 없어지고, 경찰자치 얘기만 나왔다. 그래서‘해보려고 의지를 가졌다가 실제 너무나 어려우니까, 제일 골치 아픈 교육자치는 벌써 접었구나’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경찰자치도 경찰청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다루다가 결국 정권이 끝나고 말았다.

참여정부 들어와서도 분권을 거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내세웠다. 선거 과정 때부터도 분권을 가장 강조했고, 국토균형발전을 이야기 했다. 그렇지만 분권을 한다는 게 워낙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에 부산에서 대통령과 간담회 할 때 아예 세 가지 원칙을 얘기했다.

하나는 확고한 선택의 원칙이다. 분권을 할 것인지 여부는 이미 결론이 난 것이기에 이를 재논의하기 시작하면 이미 분권은 못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선 시행, 후 보완 원칙으로 해야 된다. 모든 것을 다 갖추어 완벽하게 하려면 또 못 하기에 우선 된 것부터 시행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조기 매듭의 원칙이다. 질질 끌다 보면 과거 정권처럼 또 같은 전철을 밝게 되기에 이 세 가지 원칙을 주장했었는데, 처음에는 의지를 가지고 잘 나가다가 지금은 목소리조차 없어졌다.

교육자치도, 경찰자치도 물 건너간 것 같다. 소위 중앙의 특별지방관서의 통폐합 및 지방이관 문제들도 한다고 하더니 못 하고 있다. 지금 시도지사들이 어떤 일들이, 어떤 정책과 집행들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것이 많다. 이는 중앙정부에서 직할기관들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 통합하자고 정부에서 시도한 것인데 저항에 부딪쳐서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분권문제와 연관해서 지금 행복도시로 바꿨지만, 수도이전 문제가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는 명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것은 수도 서울을 위한 사고에서 나온 것이지만  통일시대, 동북아시대를 대비한 행정수도라는 시각에서 봐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통일이 되면 남북의 통일된 지역을 관리할 기구나 기관, 도시가 있어야 되기에 이때 행정수도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이것은 남북 양쪽입장에서 볼 때 서울이나 평양을 행정수도로 절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부터 철원 행정수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발상에서다. 실제 한반도를 X축으로 놓고 보면 딱 중심이 철원이다. 동북아로 나갈 수 있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도 그렇다. 행정수도를 먼 장래를 보고 가야하기에 남쪽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지방분권 사실상 물건너갉“한반도 중심은 철원”
수도권규제 완화 문제는 지금도 이슈가 계속 되고 있고, 대체적으로 중앙 언론들도 완화시켜야 된다는 논조를 보이는 것 같다. 물론 개별 사안으로 보면 수도권에 문제가 있는 요소들은 해소시켜 주고 무엇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되고 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런데 지금 국토의 11.8%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한국 인구의 반 이상이 살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공유물의 비극이다. 마을에 목장이 하나 있는데 이를 질적으로 잘 선별하고 관리해서 정말 목장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데 이것저것 모든 것을 다 집어넣다 보니 목장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 이게 바로 공유물의 비극이다.

지금 수도권이 그렇게 가고 있다. 돈, 권력, 교육, 문화, 기업, 일자리가 전부 다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방에 있다고 해서 균형론의 입장에서 주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나 이 상태로 계속가면 수도권은 더욱 더 비대해지고, 지방은 공동화 될 것이다.

수도권 문제는 국가 장래나 국가경영 측면, 국토 공간 전략으로 봤을 때 어떻게 가져가야 되느냐를 고민할 때가 왔다. 그런데 그 고민을 하지 않고 이른바 시장경제, 경쟁력 이것만 가지고 무조건 규제 풀고, 모든 것을 허용해 주고, 경쟁을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경기도는 수도권의 질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지금 규제가 되어 있는 부분을 남양주 일대와 가평까지 해서, 북쪽까지 모든 규제를 다 풀겠다는 것이 목표인 듯하다.

나 역시 시장주의자이다. 그렇지만 독과점이 발생하면 규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과점이 되면 이미 시장경제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다른 방법으로 기회를 주는 노력을 해 주고, 거기에 공적인 개입이 어느 정도 있어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과 초등학생 둘을 놓고 똑같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적용하고 경쟁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없다. 그런 시각에서 수도권 문제를 봐 줘야 된다고 본다.

수도권이 국가 경쟁력이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땅덩어리가 얼마나 되는가, 상해나 북경 그런 데와 비교할 이유는 없다. 각 지역들이 권역별로 경쟁력을 키워서 한반도 전체가 경쟁력을 가져야지, 수도권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말은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국가, 중앙, 수도권, 지방이란 이분법적, 획일적 개념보다는 권역 개념으로 전환해야 된다.

일례로 빌게이츠는 알아도 빌게이츠의 베이스가 시애틀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애틀에서 세계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 본사도 슈투트가르트라는 중소도시에 있으면서 세계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은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지 모든 것에 집중하라는 개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은 선택이 아닌 집중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 옹호론자들은 막연하게‘수도권규제 때문에 기업을 못해먹겠다’거나‘그래서 중국으로, 다른 데로 간다’는 얘기를 되풀이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논리적 근거가 있다. 산업자원부의 조사통계에 의하면 외국으로의 기업이전은 수도권 규제 때문이 아니라 고임금, 노사관계, 시장개척, 인력난 등이 주 이유인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금 남양주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개발양상을 보면, 소위 디자인은 물론 아무런 계획 없이 아파트 군락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다. 이는 공급이 되니까 수요가 되고,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을 해 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수도권의 문제는 지방의 문제에 대립적인 개념이 아닌 다른 각도에서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성이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와 같이 지역에 있다고 해서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수도권을 적절하게 관리해 주고 지역에 대서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평창동계 유치, 유·무형의 효과 엄청날 것
두바이프로젝트에서 보듯이 리더의 상상력이 지역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원도지사를 맡을 당시에는 강원도가 발전을 많이 못 하고, 소외, 한계, 무대접, 푸대접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 강원도를 전국화하고 세계화하는 전략으로 큰 틀을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구체화한 첫 프로젝트가 99년도 속초에서 개최한 국제관광엑스포다.

▲ 김광석 KBS해설위원, 김기천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성기 국민일보 논설위원, 김성호 문화일보 논설위원, 김형석 연합뉴스 논설위원, 민병문 헤럴드경제 주필, 박무종 코리아타임즈 대표,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실장, 변상근 중앙일보 논설고문, 온기운 매일경제 논설위원, 유재철 세계일보 주필(전), 이규민 동아일보 대기자(국장), 최남현 코리아헤럴드 주필, 추창근 한국경제 논설위원, 홍은주 MBC 논설실장, 최원근 기업&미디어 주필

당시 외국인 관광객 23만명 정도가 강원도를 방문했다. 그때를 기점으로 강원도 관광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또 전국적으로 확대돼 매년 8천만명 정도의 국내 관광객과 14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강원도를 찾아오고 있다. 그 후에도 환동해권 성장회의, 동아시아관광포럼, 남북교류협력사업 등을 추진했으며, 이제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한 세계화 도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계올림픽은 11년전 부지사를 할 때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실 국가적인 차원까지는 생각을 안 했고 강원도를 한번 뒤집어 세계화를 시키는 일대 변화발전의 전기를 만들어 보자는 강원도적인 사고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나가노 올림픽에 가서 꼼꼼히 사례를 짚어 본 결과 동계올림픽이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이후 99년 대회유치를 공표하고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는 국민들의 꿈과 국가적인 과제가 되었다. 이는 지방이 내세운 아젠더가 국가의 아젠더가 된 큰 사례 중의 하나다.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올림픽을 완성하는 것이다. 88서울올림픽과 2002월드컵축구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2014년 정도면 우리가 경제적으로 3만불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시점에서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유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림픽이 주는 경제적인 효과라든지 국가브랜드, 위상, 이미지가 올라가고 하는 것은 이미 월드컵이나 88올림픽을 통해 충분히 경험을 했듯이 완전히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대형 이벤트하고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요즘은 올림픽이 대회 자체만으로도 흑자를 내는 올림픽으로 평가한다. 산업경제연구원에서 지난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 유치는 1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2만명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는 이러한 경제적 효과 외에 강원도를 동아시아의 관광과 동계스포츠의 허브로 만들 전략을 담고 있다.

특히 강원도가 유일한 분단도이고 분단의 상징지역인 강원도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그것이 세계에 주는 평화의 메시지, 또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통일의 기초를 한 단계 더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통일의 기초와 문을 강원도에서부터 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남북교류를 위한 창구를 개설하여 공을 들여 추진해 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작년 11월에 북한 평양을 방문해서 문재덕 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평창을 지지하며 동계올림픽이 평창에 개최되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평창올림픽을 공식적으로 북한이 지지하겠다, 올림픽이 평창에 열리면 단일팀 구성, 공동훈련 실시, 개·폐회식 문화프로그램에 공동 참여하겠다’는 합의서를 교환해 IOC에 제출하고 세계에 알렸다.

이렇듯 경제적 효과 외에 금전적으로 환산이 불가능한 효과를 유발한다는 차원에서도 동계올림픽 유치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지금 주위에서는 유치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객관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여전히 평창을 비롯 잘츠부르크, 소치 3개 도시가 치열한 접전 속에 있다. 우리의 논리와 개최 여건, 당위성 및 비전과 명분들이 잘 설명된다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전망도 해보지만 지금은 안개 속 국면이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꼭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차기 대통령감은‘통합의 리더’여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상상력 프로젝트 중의 하나가 알펜시아 리조트이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용평 입구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으며, 약 150만평 규모로 원래는 전국의 씨감자 90%를 공급하는 원종장이 위치해 있던 지역이다. 수년 전부터 아예 감자원종장을 여건이 맞는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곳에 새로운 개념의, 상상을 초월하는 최고의 종합 리조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구상을 하다가 이것을 현실로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사업초기에는 속된 표현으로 소위 맨땅에서 헤딩하는 식일 정도로 어려웠다. 정부가 돈을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고, 강원도가 땅을 내놓고 민간 땅도 좀 사고해서 우리 도가 100% 출자한 강원도개발공사에 사업을 맡겨 시작했다. 현재 25% 정도 공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의 복합적인 월드클래스의 리조트이다.

최근 대선과 관련해 여러 후보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간단히 언급하고 싶다. 자주 거론되는 대통령 자질론에 앞서 먼저 대통령이 해야 할 일, 대통령의 역량,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 물론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국가에너지라는 것은 바로 국민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쳐 에너지를 분출해야 국가가 발전한다. 이런 면에서 국민들을 묶어주고, 국민들이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리더십이고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현재처럼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도 없었다. 모래처럼 부서지고 갈라지는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거기다 국민들 스스로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통합의 리더십,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러한 리더가 절실한 때다.

참석자 질의응답

질문 : 지난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시 각국 선수단의 항공료와 체재비 일체를 부담해 주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인천 아시안게임도 비슷한 제안을 해서 표를 많이 얻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돈을 지원해 준다는 것은 오히려 한국 체육계의 이미지를 흐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평창 유치위원회 쪽에서도 그런 구상을 하고 있는가.

김 지사 : 대구 육상경기, 인천 아시안게임은 풍토나 규정 자체도 좀 엄격하지 못해 여러 가지 조건들을 자유자재로 제시할 수 있어 그런 제한을 한 것으로 본다.  올림픽의 경우 비드파일에 제출한 것 외에는 대구나 인천이 제시했던 방식으로 추가적인 유인책에 대한 제시를 못하게끔 규정되어 있다. IOC 위원들도 전부 공짜로 대줄 테니까 오라든지 하는 것들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기에 평창은 그런 식의 특별 제안은 없다.
다만 아이디어로 올림픽 무브먼트 확산을 위해 어떻게 기여하겠다는 그런 것들은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에 눈과 기후 조건 때문에 스포츠를 하기 어려운 나라들의 유소년들을 불러 모아 2주간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드림 프로그램과 4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월드 유스 인터스포츠 페스티벌 등과 같이 올림픽 정신에 맞는 것들은 하겠다는 제안이 들어가 있다.

질문 :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 지방에 있는 월드컵 시설들은 이용도가 낮아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자를 보전하느라 돈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외국에서는 그런 시설을 지을 때 사후 이용계획에 관한 운영에 맞춰 설계부터 하고 있는데 평창유치위원회에서는 그런 것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김 지사 :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회 유치시 경기장을 다목적으로 잘 지어야 되는데 너무 전용경기장 위주로 많이 지어 사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상가, 식당, 전시관 등의 기능이 가미된 종합경기장 식으로 지을 수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우리의 경우 설상경기는 전부 리조트로 활용하니까, 리조트가 갖고 있는 경기장을 쓸 것이고, 다운힐 경기장은 하나 새로 지어야 하는데 그것도 리조트로 쓸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강릉에 건설되는 빙상경기장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 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강릉에는 다목적 종합체육관이 없으니까 그것으로 변경하고, 스피드스케이트장은 경기장 설계시 강릉 과학단지 속에 포함시켜, 끝나고 나면 컨벤션 전시장 같은 것으로 바꿔 쓸 수 있도록 하고,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좀 어려움은 있겠지만 원주로 옮겨 대학 구내로 재배치, 아이스하키 전용경기장으로 활용 할 계획이다.

질문 : 러시아 소치가 어떤 형태의 자본 공세를 할 것으로 보는가.

김 지사 :  러시아 소치는 소치라는 도시, 아니면 주의 주정부나 소치시나 도시 개념으로 그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서 주도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농담으로 ‘푸틴과 그 일당’이라고 하는데 푸틴과 주변에 있는 기업인들하고 해서 특수프로젝트 개념으로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도 관심들이 별로 없고 주도할 능력도 없다고 본다. KGB, 마피아 얘기를 하는데 그런 식으로 러시아를 많이 움직여 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몇 개 재벌 기업들하고 푸틴하고 그 친구들이 주도가 된 특별한 프로젝트로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소치에는 시설이 아무 것도 없다. 도시 개발도 안 되어 있다. 그래서 그것을 개발하기 위해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만 되어 있다.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은지 이런 물량공세를 통해 대단히 공격적으로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 유치위원장도 사실 KGB 출신인데 러시아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가 모르는 방식들이 있을지, 언더테이블 방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게 먹힐지 안 먹힐지는 모르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나 가난한 나라들은 아직도 먹히고, 개인도 먹히고 나라도 먹힌다는 얘기다. 그런 영향을 안 받고 이렇게 가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제 그런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 된다.

질문 : 유럽 표가 잘츠부르크와 소치로 갈라질 가능성이 있는가.

김 지사 : 유럽 표는 우리도 좀 얻고 해서 소치, 잘츠부르크로 갈라질 것 같다. 지난번에는 우리가 1차에 51표, 밴쿠버가 40표, 잘츠부르크가 16표를 얻었는데 거기에서 3표만 더 나왔으면 우리가 과반수로 1차에 끝냈는데 그 고비를 못 넘겼다.
그러면서 2차 투표로 갔는데 16표 모두 밴쿠버로 갔다. 유럽 표를 우리는 한 표만 더 얻었다. 그때는 평창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그런데도 아무도 모르게 우리가 1등을 했다는 말이다. 밴쿠버를 밀겠다는 곳은 파리, 런던, 마드리드 등 해서 2012년 하계올림픽 문제가 있으니까 북미주 쪽에서 소위 정치적인 투표를 한 것이다. ‘밀어내기’ 그런 게 작용되었다. 이번에도 그런 것이 일부 작용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