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언론인포럼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1월 한국시장경제포럼에서 지구온난화와 고유가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꼽았다. 원자력발전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성까지 고루 갖춘 최상의 에너지원이란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또 세계적인 원전건설 붐은 그동안 원자력 건설 및 운영기술을 꾸준히 축적해온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안겨줄 천금같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발언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주>

▲ 김종신 사장 약력
1945년 生
마산공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원
한국전력 원자력연구실 실장
한국전력 원자력발전 처장
한국전력 고리원자력본부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한국서부발전 사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2007.3~현재)

2007년말로 세계 인구는 약 67억명으로 지난 1990년보다 26%나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30년에는 88억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에 따라 산업활동 또한 활발하게 이뤄져 1차 에너지 소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요즘 세계는 온통 지구온난화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에너지 소비와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산업 활동은 에너지 소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는 곧 이산화탄소 배출과 직결된다.

199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2억톤이었고, 2007년에는 이보다 37%나 증가한 290억톤이었다. 이러한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30년에는 429억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석연료 현황을 살펴보자. 우리가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산업문명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화석연료 소비를 더욱 더 가속화시켰으며, 선진국들은 개도국이나 경제빈국에 비해 훨씬 많이 소비했다. 그러나 무한정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던 화석연료는 이제 사용가능연수를 계산해 예측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최근 ‘에너지 홀’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 등은 경제규모 팽창으로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어 화석연료 고갈 시기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화석연료의 가채매장량을 살펴보면 석유는 40.5년, 천연가스는 63.3년, 석탄은 147년, 우라늄은 220년 정도 사용가능하며, 그중 다행스러운 것은 우라늄이 220년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피크 오일’을 둘러싼 논의도 뜨겁다. 피크 오일이란 석유 생산이 최고조에 이르는 정점을 말한다. 더 정확하게 석유 생산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지점을 말한다. 소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생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도 석유를 살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피크 오일은 미국의 지질학자 킹 허버트가 1956년에 도입한 개념이다. 허버트는 미국의 석유 생산이 1970년대 중반에 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실제로는 조금 앞당겨져 1971년에 피크 오일이 왔다. 허버트는 석유의 생산량이 종 모양의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고, 그의 이름을 따서 이를 허버트 곡선이라 부른다. 1971년 미국의 피크 오일은 정확히 허버트의 곡선을 따라 움직였다.

유가 급등, ‘강 건너 불구경’ 아니다
이 곡선에 반론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피크 오일에 대한 추이도 비슷하다. 서부텍사스유가 올초부터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치솟기도 했다. 에너지 소비는 변함이 없는 상태에서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를 것은 뻔한 사실이다. 유가가 10달러를 돌파한 1974년의 제1차 오일쇼크와 20달러 돌파한 1979년 제2차 오일쇼크를 경험했듯이 언제 제3의 오일쇼크가 올지 불안한 상태다.

에너지 고갈문제와 함께 큰 걱정거리는 바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온난화 증상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닷물에 잠길 위험이 있는 위기의 섬 투발루, 몽골의 사막화, 방글라데시 볼라섬 침수, 북극빙하 감소, 물 부족 사태, 아랄해의 실종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제1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최근 ‘발리 로드맵’을 채택한 바 있다. 이것은 모든 선진국들이 오는 2009년까지 교토의정서의 의무감축국가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개발도상국들도 자발적 감축협상을 하도록 되어 있다. 세계 에너지 경제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 이후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에너지 이용 합리화를 추진하는 한편 석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석유와 화석에너지의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자급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에서 환경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제2세대 신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발전과 풍력 등이 주력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며 기술개발과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 옛 소련 연방의 해체와 걸프전쟁 이후 1998년말까지 국제 에너지시장이 역사적으로 보기 드물게 장기간 안정세를 유지하는 동안 신재생에너지는 이렇다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에너지 불안시대를 맞아 세계는 가히 ‘자원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한 자원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석유, 가스, 석탄 같은 현재의 주력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선진국들은 제3세대 신재생에너지원인 수소·연료전지, 석탄 이용기술, 핵융합기술 분야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경제성’ 등 한계 뚜렷
우리나라 역시 지난 1987년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 해 12월에 ‘대체에너지개발 촉진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11개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해 기술개발과 보급사업을 시작했다. 정부는 2004년을 ‘신재생에너지 원년’으로 선포하고 예산을 대폭 증액, 대대적인 보급확대 정책에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가히 ‘광풍’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못지않게 몇 년 전 ‘벤처열풍’에 버금가는 ‘신재생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신재생에너지가 차세대 에너지로서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에너지와 여러 가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화석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원별 설비단가를 비교해보면 태양광의 설비단가는 LNG발전소의 약 16배, 풍력은 약 3배 수준이다. 그러나 이용율을 고려하면 경제성 차이는 이 보다 훨씬 크게 벌어진다. 풍력발전기는 적어도 초속 3m이상의 바람이 불어야 가동하고, 태양광은 햇빛이 일정량 이상 비춰야 발전할 수 있다. 세계에너지기구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풍력의 설비이용율은 약 20%, 태양광의 설비이용률은 10~15%에 불과하다. 반면에 원자력발전소, 석탄발전소, LNG발전소는 연료만 넣으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다. 이용률을 감안한 경제성 차이를 원전과 비교할 경우 풍력은 원전의 약 6.8배, 태양광주택용은 약 40배나 비싼 에너지가 된다.

또 자연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어하기 힘들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 바람, 바다, 지열, 물 등 자연을 이용하여 얻는 에너지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자연조건이 맞을 때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기술수준으로선 ‘절름발이 에너지’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나라 실정에도 맞지 않는 에너지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는 수력발전이나 풍력발전에 적합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고,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후진국들은 화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자본이나 기술이 부족하기에 자연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연여건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수력의 경우 대수력은 신규입지가 거의 없고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해 추가건설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선의 대안은 원자력에너지

인류에게 대재앙을 초래할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대체,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수년 내에 상용화될 친환경 에너지가 개발될 만무하고 풍력, 태양광,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속도가 늘어가는 에너지 수요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예컨대 서울을 태양광 발전으로만 충당한다면 연간 전력 소비량을 380억kWH라고 할 때, 필요 부지는 대략 550㎢, 즉 서울시 전체 면적의 90%에 집열판을 설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고유가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 발전 뿐이다. 잘 알다시피, 원자력발전은 온실가스의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에너지이다. 에너지원별 kW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석탄발전은 950g, 석유 700g, LNG발전 360g, 태양광발전은 43g이지만 원자력은 9g에 불과하다. 또 원자력에너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에너지비축 효과가 크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타 에너지보다 유리하다. 원전연료인 우라늄 1g은 양질의 석탄 3톤을 태웠을 때 나오는 열량과 같고, 벙커C유 10드럼을 태웠을 때와 맞먹는다.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은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석유는 일부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중동지역에 대부분 매장되어 있다. 반면 우라늄은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선진국에 분포되어 있으며 수송과 저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타 발전원에 비해 발전단가가 저렴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kWh당 단가를 살펴보면 무연탄 55원, 수력 84원, 풍력 107원, 태양광 711원인 반면 원자력은 38원으로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 저렴하다.

원자력발전의 이런 강점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앞다퉈 원전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세계 원자력산업계는 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규 원전건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전건설 붐은 그동안 원자력 건설 및 운영기술을 꾸준히 축적해온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안겨줄 천금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1호기 준공이후 지난 30년간 매 1.5년마다 원전을 1기씩 건설하여 현재는 원전 20기, 시설용량 1,772만kW 규모로 세계 6위의 원자력강국으로 도약했다. 또 원자력 건설,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개발에 노력한 결과,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모범적인 원자력 운영으로 많은 개도국들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원자력 개발경험을 모델로 채택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주)은 현재 루마니아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로코 등을 대상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원전 건설사업의 해외진출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참석자 질의 응답

변상근(중앙일보)-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이 다시 중흥기를 맞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시설용량을 40%로 올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김 사장 : 지구 온난화가 전지구적인 관심사로 등장한 가운데 화석연료의 조기 고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계 각국이 높은 효율과 더불어 청정에너지이기도 한 원자력 발전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추가건립과 관련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공론화 과정이다. 환경단체, 시민단체, 주민 등과의 갈등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원자력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건설은 현재 정부의 에너지 믹스 TF에서 그 필요성과 규모를 판단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3기 정도의 추가 건설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시룡(서울경제)-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주요한 핵심기술은 여전히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우리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김 사장 :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가진 것은 60년대 후반부터였다. 이후 70년초 고리 1호기를 착공했다. 하지만 고리 1, 2호기 월성 1호기 건설까지는 모두가 턴키베이스로 발주가 나가 기술축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 고리 3, 4호기부터 벡텔의 지원을 받으며 독자적인 건설을 시도했고, 이 때부터 기술축적이 시작된 셈이다. 원자력 기술 국산화와 관련해서는 한전이 주축이 되어 추진된 ‘국가원자력기술 자립계획’을 빼 놓을 수 없다. 87년부터 97년에 걸쳐 10년간 추진된 이 계획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기술에 근간이 됐다.
원자력 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이제는 적어도 95% 정도는 우리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나머지 5% 핵심 기술이 여전히 문제지만 이도 수년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 수출은 단순히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는 국력, 외교력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가 선진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막강한 외교력과 앞선 핵심기술, 세계 메이저들과의 유대 등을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재철(세계일보)-원자력 발전소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지역주민은 물론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극심한데 효율적인 대처방안은?
김 사장 :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 반대가 극심한 것은 바로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력과 관련한 불안은 그 실체가 모호해 안전하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자력 전문가들로서는 한계가 있으며, 기술적인 설명보다는 이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국민 홍보, 그것도 지속적인 개도와 홍보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경험에 따르면 가장 효과적인 것은 투명하게 실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말로는 이해가 어렵지만 발전소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운영 시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며 이해를 구하면 대부분 원자력이 얼마나 안전한가를 쉽게 이해한다.

온기운(매일경제)-발전소에서 나오는 저준위 폐기물은 방폐장 건설로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용후 핵연료는 여전히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대안이 마련되고 있나.
김 사장 : 지적하신대로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문제는 방폐장 마련으로 일단 해소됐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사용후 연료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사용한 원자력 연료의 처리는 크게 재처리와 폐기로 대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핵연료는 재처리를 통해 다시 활용한다. 이 때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프로토늄도 일부 나온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폐기보다는 재처리지만 우리의 경우는 바로 부산물인 프로토늄 문제로 재처리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등 핵보유국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은 재처리를 대규모로 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는 사용후 핵연료를 발전소 내부에 저장하고 있지만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따라서 하루 빨리 이에 대한 적절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김성기(국민일보)-안전성이 충분하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나.
김 사장 :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문제는 이론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외국에서 가끔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일로, 비행기 사고와 같은 확률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36년간 발전소를 운영해 왔지만 아직까지 하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본인도 대학을 졸업하고 한전에 입사한 이래 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일을 해왔지만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안전에는 항상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5중의 방어막을 갖춘 최고의 시설이다. 특히 오랜 기간 운영을 통해 다수의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안전에 대해서는 믿어도 좋다.

민병문(헤럴드 경제)-재가동에 들어간 고리 1호기는 경제성은 어느 정도인가.
김 사장 : 지난해 6월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된 고리원자력 1호기가 한국원자력기술안전원 등의 안전 확인을 거쳐 지난 12월 재가동에 들어가 최근 본격적인 전기생산에 돌입했다. 고리 1호기의 재가동으로 부산 울산 지역 1년 전력소비량의 15%에 달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고리 1호기 설비용량은 58만 7000kw로 국내 전력량의 약 1.3%에 해당하며, 이를 일반 화력이나 양수발전소로 대체하자면 10~17개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고리 1호기의 경제성 판단과 관련해서는 여러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1기 건설에는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건설비용에다 설계에서 건설까지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폐기, 해체할 경우에도 이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의미에서 고리 1호기의 연장 운영은 의미가 크다. 더욱이 고리 1호기의 연장 가동으로 2013년부터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월성 1호기를 비롯해 다른 원전 19기의 계속운전을 통한 안정적 에너지 공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