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출신의 투자 전문가인 나심 탈레브라는 사람은 이 말을 경제현상을 설명하면서 써먹는다. 1987년에 발생한 블랙먼데이, 2001년에 발생했던 9·11 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 위기의 공통점을 보자. 하나같이 사건의 발생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 실제로는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일어나버렸고, 일어난 다음에는 예기치 못한 충격과 파급 효과가 있었다. 확률적으로는 긴 꼬리(long-tail)현상으로 부르기도 한다. 확률분포로 보자면 끝 부분인 꼬리 쪽에 있어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는 데 이게 아주 긴 꼬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생각보다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발생하면 그 영향은 엄청나다.  
재난의 발생도 잦아지고 규모도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대규모 자연재해만 꼽아 봐도 2천4년 12월 발생했던 인도양의 쓰나미에다  2천5년 9월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2천10년 1월의 아이티 대지진에 호주와 뉴질랜드의 대홍수, 여기에 일본의 대지진까지 숨이 가쁠 정도다. 경제에 충격을 준 인재까지 더하면 당연히 9.11테러에 글로벌 금융위기에 걸프만 오염사고까지 있다. 한때 세계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독감의 대유행까지 더하면 정말 21세기 첫 10년은 재난의 연속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진정한 위기관리는 발생할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면 이례적인 상황까지 예상하고 이에 맞는 대비를 해 놓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말은 쉽지 간단한 일은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재난은 항상 인류의 삶속에 있었다. 노아의 홍수처럼 어떤 경우는 하나님의 분노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폼페이의 화산폭발처럼 자연재해이기도 하다. 사람이 자초한 재난도 적지 않다. 어떤 이유에서든 재난은 항상 발생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재해의 빈도나 충격을 과소평가한다.

 합리적인 계산대로라면 얼마 안 되는 예산의 제약을 받으면서 백 년에 한번 올까 싶은 눈이나 비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보 같은 일이다. 대지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비한다는 것도 그렇다. 당시로 돌아가서 생각해본다면 당장 돈벌이가 되는 모기지 증권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정부 역시 그렇다. 가능성이 극히 낮은 사건에 대비해 규제를 미리 강화한다든가 하는 일은 당시로 돌아간다면 박수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