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결과 국민생각같은 이삭줍기 정당이 나오는가 하면 낙천자 끼리 모인 이른바 연대 조직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친박연대와 그 추정 모임이 한 구실 톡톡히 했기 때문에 이번이라고 예외일리 없다.

하지만 이에 따른 적절한 구실없이 마구잡이 대응은 유권자 잡기는 물론 개인적인 신뢰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는 까닭에 온갖 미사려구가 동원된다. 이 말들은 개인적인 사유로 충분할지 모르나 객관적 유권자 입장에선 하나같이 변명으로 들리기 십상이다.

예컨대 몇백억 재력가가 또는 3선,4선,5선 이상의 만년 국회의원이 안달복달하는 것은 이상하게 보인다. 박희태국회의장이 자기 먼 친척을 서울 서초을구에 공천하는데 기여할 공산이 커지자 현역인 고승덕의원이 돌연 몇년전 박의장의 돈봉투 돌리기를 공표한 게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한가 시비도 그런데서 나오는 것이다.

박의장은 유력한 검사 출신에 6선의원인데도 더 욕심을 내 사실을 모르쇠하다가 결국 의장직을 사퇴했다. 그것도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다 망신을 당한 것이다. 어찌 그 뿐이겠는가.

차라리 생계형 정치 지망생이라면 이해할만 하다. 취직은 안되고 말 잘하는 것 말고 달리 볼 것없는 자들이 웃자고 달려들다 죽자고 매달리는 것은 측은하기 까지 하다. 이들 말고 국회의원 특권 200여 가지를 누리려고 낙천하면 배신하고 험담하는 원로와 재력가 정치인,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후보자들이 딱하다는 것이다.

유권자가 선별해주면 좋겠는데 아직 우리 수준이 그것도 안되니 좀 조근 조근 말이라도 붙여보고 싶다. 정치 옷을 벗고 나와도 그들 쯤 되면 마음먹기 따라 얼마든지 행복한, 사회 보탬이 되는 삶을 존경받으며 살 수있다. 이번에도 초선, 재선 젊은 의원 가운데 불출마 선언을 한 현역 의원들이 여러명 보인다. 일찍 결단을 내려 자기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미국 최악 대통령으로 꼽히는 지미 카터는 퇴임 시절 지지도가 13%로 워터게이트로 탄핵받고 하야한 리챠드 닉슨의 24%에도 훨씬 못 미쳤다. 그러나 계급장 떼고 나서 목수로 변신, 헤비타트 운동으로 전세계 무주택자 집지어주기 운동을 벌이며 세계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1994년 한반도 위기가 전쟁 일보 전까지 갔을 때는 남쪽 김영삼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을 만나 평화무드를 이끌어냈다. 마음먹기 달린 것이다. 공천경쟁에서 낙천하거나 선거에서 패배하는 날이 자신의 재탄생 생일이라고 치부하고 새 출발을 설계하면 된다. 정치에서 떨어졌으면 다른데서 다시 올라가는 것이다. 차분히 기다리며 재도전 시도도 가능하다. 잊혀진 채 사라지는 게 아니고 살아있는 한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신념이 필요할 뿐이다. 막말과 배신으로 자신과 사회를 도덕적으로 함몰시키는 어리석음은 던져버려야 한다.

 
여기에 훈수두는 사람들은 더 한심하다. 지금은 정치 도와주다가 떡고물 얻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칫 신세 망치기 딱 좋은 것이다. 하지만 자칭 시민운동가, 환경운동가, 노동운동가등에 종교인들까지 가세, 정치판 물을 흐려놓는 게 일상화 해있다. 며칠전 경제부처 차관이 조찬회 강연을 하다말고 급하게 일어서길래 연유를 물으니 어느 지역 주교님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4대강인지, 원자력발전소인지, 지역현안사업인지 내용은 얼버무렸지만 이리 저리 바쁜 고위 관료가 만사 제쳐놓고 지방까지 가서 설득을 해야 그 주교 마음이 풀린다는 게 이상하다. 종교인은 일단 사회에서 자신을 감추거나 낮추는 게 능사 아닌가. 그렇게 자기를 알아주길 바라주는 마음과 종교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종교인은 자신을 내려놓기로 결심한 몸 아닐까.

맥아더 원수는 한국인에게는 은인이나 다름없다. 6.25한국전쟁 때 유엔군 사령관으로서 인천상륙작전을 최소한 희생으로 성공시켜 공산화를 막아준 때문이다. 그가 중공군 개입으로 꽉 막힌 전황을 돌파하기 위해 만주 폭격등 확전을 주장하다가 당시 미국 트르만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것이다. 그 날이 바로 우리 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4월11일이다. 그는 이날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진다”말을 남기고 표연히 군복을 벗었다. 우리 정치지도자들도 너무 매달지리 말고 사라지는 미덕을 배워야 할 것같다. 그가 아니라도 정치 지망생은 우리에게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