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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김상철/한국시장경제포럼 회장
날 짜
:  2017-12-07
제 목 : 일자리 상황판을 보면서

 

 선거전에서 후보가 제시해야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일관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군정종식이라는 말 한 마디처럼 말이다. 지난 대통령선거전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캠프에서 정책을 책임지고 있었던 한 전직 의원은 문재인 후보의 메시지는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일자리확대를 최대의 공약으로 내세웠다. 취임 후에도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내린 첫 번째 지시사항은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제 8개월이 지났고 대통령 취임 첫해를 일자리정책의 성적으로 평가를 시도하는 건 그래서 너무 성급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를 일자리정부라고 부르고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어놓은 대통령이니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70%에 이른다. 국민 대부분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일자리 문제에 관한 한 그렇게 높은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우선 지난 4월까지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월별 취업자 증가 폭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에 375천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8월부터는 20만명대로 주저앉더니 지난 10월에도 28만명수준에 머물러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연평균 취업자 34만명 증가를 목표로 했었다. 정부 출범 이후의 취업자 수 증가 속도는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 15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실업률은 8.6%. 지난 8월 기록했던 9.4%라는 8월 통계로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무려 18년 만의 최고치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고용의 질을 봐도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청년과 3,40대에서는 고용이 줄었는데 50대에서만 취업이 늘었다면 짐작이 어렵지 않다.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30대 기업 가운데 일자리가 늘어난 곳과 일자리가 줄어든 곳은 정확하게 반반, 15개씩이다.

 

 정부도 일자리 정책의 성과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니 청와대의 홈페이지가 한국경제 괜찮다면서 소개하는 현황판에 투자와 수출, 경상수지, 외환보유액과 주가지수는 넣으면서도 고용지표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관심과 독려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일자리조차 늘지 않는 이유는 지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2016년 처음으로 5만명 감소하더니 201710월 기준으로는 무려 16만명이 줄었다. 2년 연속 줄고 있는데다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산업에서 일자리가 늘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10월 기준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다. 창업도 시원찮아서 지난 49천개가 넘던 신설법인이 지금은 8천개 수준이다.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줄고 창업도 부진하고 다른 서비스산업에서 특별히 일자리가 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나마 일자리가 꾸준하게 늘었던 건설업도 갈수록 사회간접자본투자가 줄고 주택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사정은 어려워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자리 확대라는 목표아래 11조원의 추경예산 편성을 강행했다. 429조라는 내년 정부의 예산에는 175천명의 공공 서비스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 반영되어 있다. 앞으로 5년간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충 목표는 81만 명이다. 정부의 재정으로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한 공공일자리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이나 공공서비스의 일자리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가운데에는 정부가 어떤 정책이든 수립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서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이미 지난 9월 정부는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체계 구축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고용영향평가를 국정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도 했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주요 정책이 고용영향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너무 성급한 재촉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정책이든 정부의 목표인 일자리 만들기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지, 어떤 영향이 있을지 생각해보는 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결국 5년이 지나 문재인 정부가 평가받는 것도 다른 기준이 아닐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약속대로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공약을 지키면서 800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늘린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