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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김상철/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날 짜
:  2018-11-29
제 목 : 드라마의 시작

  페이스 북의 창업자 저커버그의 아내는 중국인이다. 저커버그는 부인에게 말을 배워 중국 베이징대에서 중국말로 연설했다. 스모그가 자욱한 북경 한 가운데서 1주일 동안 남들 보라는 듯 매일 뛰기도 했다. 모두가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위해 정부당국의 환심을 사고자 한 것이었지만 끝내 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중국은 페이스북이 필요 없다.

  갈등이 아직 있다지만 정말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늘고 있다. 그것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4.8%에서 올 연말쯤에는 홍콩을 포함해 35%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우리 수출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에 불과하다. 어떤 중국 사람들은 미국에서 번 돈이, 한국으로 흘러간다고 얘기한다. 배가 아플 것 같기도 한데 다행히 중국은 참고 있다. 물론 이게 중국이 통이 크기 때문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은 중간재가 많고 이런 한국의 중간재들은 중국 기업의 고용과 생산, 수출에 기여한다. 만약 중국이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요점은 중국도 필요하기 때문에 놔두는 것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중 수출 흑자의 대표 품목은 반도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그 배경에는 당연히 미국과 겨룰 만큼 커버린 중국의 경제규모가 있다. 1985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총액은 47천억 달러라고 한다. 한 마디로 하자면 중국은 미국에 수출해서 먹고산다. 그러면서도 수입은 하지 않는다. 2017년의 경우, 중국은 미국에 5000억 달러어치를 수출하면서도 1300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미국이 화내는 것도 당연하다. 2016년에 이어 2017년 중국의 성장률은 당초 기대보다 높은 6.8%였다. 2018년 현재 중국 GDP 규모는 141천억 달러라고 한다. 중국은 지난 40년간 9.5% 평균 성장률을 지속해 왔다. 성장의 동력은 개방과 함께 중국의 실리에 입각한 정책운용이었다. 평소에는 시장경제를 찾다가 사드이후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에서 보듯 필요하면 한 치의 주저도 없는 정부의 개입이 있다.

  지금 중국 사회에서는 정부의 산업정책이 생산성 향상을 이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Made in China 2025" 운동이다. 중국은 세계금융위기이후 2008년부터 4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돈은 대개 국영기업에 흘러들어갔다.

  이제까지 관세를 부과한 규모는 미국이 중국에 25백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고 중국은 5백억 달러 상당의 미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다. 미국은 아직도 보복할 수 있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이 있고 중국의 갖고 있는 여지는 8백억 달러가 전부다. 중국은 별 방법이 없다. 사실 중국은 넓고 큰 자체 시장을 갖고 있지만 내수로 먹고 사는 나라는 아니다. 오히려 수출로 먹고사는 전형적인 무역국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계속된다고 보는 게 맞다. 잠깐 타협은 가능할 것이다. 항복 한다기보다는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보잉항공기나 땅콩,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법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한다면 미국도 못이기는 척 받아들여서 타협을 보리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타협이 이뤄진다 해도 그건 일시적일 뿐이다.

  미국 내 분위기를 보면 대중 무역정책에 관해서라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따로 없다. 지금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이었다고 해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별로 다르지 않았으리라고 보는 것이 맞다.

  특별한 대응수단도 없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포기할 리도 없다. 말 그대로 신중하게 움직이면서 계속 충격을 줄이기 위한 실용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어떤 타협이 가능하든 충돌은 또 일어난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관통할 역사적 게임의 시작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