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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김상철/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날 짜
:  2019-09-16
제 목 :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이해하기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발표하기 전날, 민주당 의원들 몇 명과 저녁을 했다. 최근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마다 얘기가 나와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또 그 얘기가 나왔다. 민주화 운동의 어른 격인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보기도 싫다, 뭐가 이렇게 많아.” 대통령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다른 한 사람은 또 이렇게 말했다. “정말 죽겠다. 끝이 없이 계속 나와.” 얼마 전까지 당직을 맡았던 다른 또 한 사람은 한숨만 쉬면서 말을 하지 못하고, 그냥 묻기만 했다. “젊은 친구들한테는 정말 화나는 일이겠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대개 셋으로 나뉜다. 우선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이다. 청문회에서도 드러났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대통령이 임명을 발표하기 직전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은 임명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고 한다 비판적인 사람들도 물론 있다. 사태 초기부터 당에서는 후보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물론 그 발언을 한 당직자는 그 후에는 입을 다물었다. 다른 의원들은 대부분 아예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안들에 대해 항상 입장을 밝히려고 애쓰던 사람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특히 중진 의원들 가운데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사람은 없었다.

  사실 여론은 누가 봐도 분명했다. 법무장관 임명에 대해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법무장관만은 안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여론을 알면서도 굳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서지 않는 것은, 여론이 그렇다고 해도, 여론을 따르는 것이 반드시 선거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의 부정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아직 40%를 웃돌고 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하면 아주 괜찮은 수준이다.

  친문 진영의 응집력은 여전하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결집해 있고 타협할 생각도 없다. 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를 비판한 여당 의원에 대해서는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고, 개인 휴대전화에는 다음 날 새벽까지 3만 건에 가까운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조국 후보자를 비판하면 배신자라고 한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조국을 지키는 것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일부에서는 지명 철회의 가능성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여론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여당에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임명 강행을 예상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여당과 야당을 비교해보면 현재 응집력이 확실한 곳은 여당이다. 야당이 아니다. 여권은 갈수록 더 공고해지고 있다. 한때 운동장에 선수들과 관중이 함께 섞여 있었다면, 지금은 관중은 관중석으로 돌아갔고 운동장에는 선수들만 남아있는 격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이 모두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한 효과라고 한다. 그나저나 검찰개혁은 어떻게 진행될까. 지금 검찰은 양손에 모두 칼을 들고 있다, 한칼은 조국 법무장관을 겨냥해 청와대와 여당을, 다른 한칼은 페스트트랙 수사로 야당을 겨눈다. 아무래도 개혁은 쉽지 않을 듯하다. 물론 정치권이 자초한 결과다.